풀잎 하나로 다리를 만든다.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 거기, 순간 반짝이는 햇빛에라도 우리의 마음이 함께 꿰어질 때 나는 풀잎을 건너 너에게로 간다. …
[2006-02-22]새벽 안개 면사포로 드리우고 그리움 망울져 영롱한 이슬 방울 방울. 사랑이 가슴에 차오르면 비로소 아름아름 입을 여는 장미꽃 송이 송이들 …
[2006-02-16]달을 보고 빌었네 다른 사람들 소원 다 이루어 주고 그 사람들 소원 모두 합해서 내게도 이루어 주기를 그래도 혹시 몰라 다시 빌었네 내게 먼저 이루어주고…
[2006-02-1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2006-02-09]긴 겨울 끝 봄비가 내리더니 내 부연 추억의 숲에서 나비가 날아올랐다 한 마리 두 마리 ······ 눈길 닿는 곳마다 수북하게 나비가 날았다 긴 겨울…
[2006-02-07]하느님은 아침부터 분주하시다. 이발을 하고 풀빛 옷을 차려 입고 나이보다 한 스무 살쯤 젊어 보이는 치열이 고른 하느님은 분주하시다. 남루한 겨울을 싣고 청소차가 떠난 자…
[2006-02-02]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 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오는 소리를 흰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 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
[2006-01-31]대머리를 위하여 그녀는 머리카락을 뽑는다 대머리를 위하여 그녀는 음모를 잡아뜯는다 대머리를 위하여 그녀는 겨드랑이 털을 깎는다 검은 털이 수북하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
[2006-01-26]몸에 좋다는 그 방에 들어섰을 때 소나기 내리던 날의 비릿한 냄새가 났다 온통 누런 방 고향집 대청마루 깍짓손 베개 삼아 누워 바라보던 높은 서까래, 두개의 사다리…
[2006-01-24]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2006-01-19]새 천년에도 기도는 전날과 같으나이다 사랑의 누룩으로 부풀고 거룩한 불에 구워진 빵을 저희의 식탁에 허락하시되 저희 마음도 맛있는 빵이 되어 서로 나누게 하옵소서 …
[2006-01-17]맑은 사람은 취해야 할 때를 안다 그는 나를 마시지도 않고 투명한 만큼 나와 함께 있다, 별빛도 꽃잎도 달빛도 아닌 그가 가끔은 스스럼없이 다가와 홀린 듯 사랑한다는 것이…
[2006-01-12]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
[2006-01-10]새 해에는 정말로 뜨거운 해 하나 가슴에 묻어야겠습니다 쩔쩔 끓어오르는 불길로 답답코 서글펐던 지난날들 말끔히 태워버려야겠습니다 그렇듯 안타까운 어제 그제의 …
[2006-01-05]눈이랑 손이랑 깨끗이 씻고 자알 찾아보면 있을 거야 깜짝 놀랄 만큼 신바람 나는 일이 어딘가 어딘가에 꼭 있을 거야 아이들이 보물찾기 놀일 할 때 보물을 감…
[2006-01-03]지난날의 낭비를 그대여 용서 하소서 겉으로 드러내는 사랑만으로 안심하는 얕은 가슴 저린 감동없이 보낸 등 굽은 시간들 물 위에 뜬 풀잎 처럼 가벼이 바라본 세상 …
[2005-12-29]겨우내 나의 매는 코너 테이블에 앉아 그림 있는 카핏 위에 무늬를 수놓고 있었다. 우연히 난 차양을 걷어올렸다. 밝은 아침 하늘이 거기 있었다. 그는 깃을 펴면…
[2005-12-27]이렇게 거룩한 날을 위하여 그 말을 전할 수만 있다면 온 삶 모두 버릴 일이다 동방 박사의 길을 따라 우리의 별과 겨울이 경배처럼 다가오고 환한 이 …
[2005-12-22]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좀도둑이 마음을 밟는다 새벽시장의 주차장 이었어 누가 차창을 깨고 어물 한 상자를 훔쳐 갔어 귀가 길은 무방비 상태로 냉동되었고 유…
[2005-12-20]거울을 볼 때마다 점점 젊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요귀(妖鬼)지 사람이랴 거울공장 노동자들은 늘 남의 거울을 만들어놓고 거울 뒤편에서 주물(鑄物)처럼 늙는…
[2005-12-15]뉴욕한인회(회장 이명석)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오는 10월4일 맨하탄 한복판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안 퍼레이드 및 페스티발’ 조직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와 함께 새롭게 추진되는 이민 정책들로 인해, 최근 한인사회에서 시민권 신청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
폭우에 범람한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 [로이터]텍사스 폭우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 당국의 늑장 경고와 안이한 대처가 인명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