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1947~) ‘칫솔질을 하며’ 전문 요즘은 이 닦는 법을 다시 배웁니다 하루에 세 번, 삼종기도처럼 닦습니다 아침에 하는 칫솔질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
[2008-06-19]김영남(1957~) ‘그리운 옛집’ 전문 옛집은 누구에게나 다 있네. 있지 않으면 그곳으로 향하는 비포장 길이라도 남아 있네. 팽나무가 멀리까지 마중 나오고, 코스모스가 양…
[2008-06-17]강인한 ‘능소화를 피운 담쟁이’ 전문 뜨겁게 데워진 돌벽 위에 손을 내밀었다 담쟁이의 망설임이 허공에서 파문을 만들었다 파란 물살에 문득 누군가의 마음이 걸렸다 …
[2008-06-12]조말선(1965~) ‘얼굴의 법칙’ 전문 아침마다 얼굴을 씻는다 얼굴이 벗겨진다 저녁마다 얼굴을 씻는다 얼굴이 벗겨진다 수건이 점점 무거워진다 사람들이 내…
[2008-06-10]질기고 긴 문장 붕대로 꿈틀대는 그리움을 꽁꽁 殮해 두러 간다 과월호 잡지 신세 같은 쓸쓸함을 훌훌 거풍시키러 간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에도 깨서 보채는 외로…
[2008-06-05]황규관(1968~) ‘패배는 나의 힘’ 전문 어제는 내가 졌다 그러나 언제쯤 굴욕을 버릴 것인가 지고 난 다음 허름해진 어깨 위로 바람이 불고, 더 깊은 곳 …
[2008-06-03]이준관 (1949~) ‘구부러진 길’ 전문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
[2008-05-29]이영옥 (1960~) ‘민달팽이의 길’ 전문 김장배추를 다듬다 만난 놈 신문활자 위에서 벌거벗은 자신의 상황에 놀란 듯 더듬이를 마구 휘두르고 있다 예상치 못한 …
[2008-05-27]이은림(1973~) ‘피안(彼岸)’ 전문 저 집들, 언제 강을 건너 저렇게 무덤처럼 웅크리고 앉았나 아무도 몰래 건너 가버린 저 산들은 어떻게 다시 또 데려오나 …
[2008-05-20]이건청 (1942~) ‘식구’ 전문 감자를 먹었다. 심지를 낮춘 등잔불 아래 저녁 식탁에 모여 앉아 감자를 먹었다. 아버지는 오시지 않고, 이른 봄 황사 바…
[2008-05-15]유종인(1968~) ‘나무 빨래판’ 전문 세탁기는 베란다에서 웅웅거리며 돌고 있는데 옷 껍데기들만의 혼음(混淫)이 물살에 휘둘러지고 있는데 어머니, 돌아가시기…
[2008-05-08]유안진 (1941~) ‘겁난다’ 전 토막 난 낙지다리가 접시에 속필로 쓴다 숨가쁜 호소(呼訴) 같다 장어가 진창에다 온몸으로 휘갈겨 쓴다 성난 구호(口號) 같…
[2008-05-06]오정국 (1955~) ‘씹던 껌을 씹듯,’ 전문 씹던 껌을 씹듯, 병(病)을 앓는다 그러니까, 그쪽에서도 복사꽃이 지겠다 밤새워 꽃나무에 매달려 울고불던 꽃잎…
[2008-05-01]오세영(1942~) ‘열매’ 전문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
[2008-04-29]손현숙 (1959~) ‘팬티와 빤쓰’ 전문 외출을 할 때는 뱀이 허물을 벗듯 우선 빤쓰부터 벗어야 한다 고무줄이 약간 늘어나 불편하지만, 편안하지만, 그래서 빤쓰…
[2008-04-24]서안나 (1965~) ‘등’ 전문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
[2008-04-22]박제천 (1945~) ‘독거’ 전문 돌집 속에 그를 두고 온 뒤로 나 역시 덤벙주초를 마름질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마음절벽에 삐죽삐죽 솟아나…
[2008-04-17]나태주 (1945~) ‘우리 딸’ 전문 바쁘고 바쁜 우리 딸 대학 조교에다가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에다가 남편과 함께 주부로 사는 우리 딸 컴퓨터로 리포트 쓰면서도…
[2008-04-15]문정희 (1947~) ‘아침 이슬’ 전문 지난밤 무슨 생각을 굴리고 굴려 아침 풀잎 위에 이렇듯 영롱한 한 방울의 은유로 태어났을까 고뇌였을까, 별빛 같은 …
[2008-04-10]신경림(1935~) ‘낙타’ 전문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
[2008-04-08]뉴욕한인회(회장 이명석)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오는 10월4일 맨하탄 한복판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안 퍼레이드 및 페스티발’ 조직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와 함께 새롭게 추진되는 이민 정책들로 인해, 최근 한인사회에서 시민권 신청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
폭우에 범람한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 [로이터]텍사스 폭우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 당국의 늑장 경고와 안이한 대처가 인명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