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유명 건축물 시리즈, 모포시스의 탄생, 시련과 성공(하)
▶ LA 교통국·에머슨 대학 롱비치 국제 초등학교 등 LA 대표 건축가로 우뚝 서, 한국인 이의성씨 모포시스 이끌어가는 수장 중 한 명

할리웃에 지어진 에머슨 대학(Emerson College)이다. 거대한 구조물로 공간의 틀을 만들고, 가운데에는 곡선형 덩어리를 삽입했다. 할리웃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홀로 서기 시작한 이후, 메인은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3개의 공립학교 현상설계에 참여하였다. 이중 하나만이라도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천우신조했는지 3개의 현상설계에서 모두 당선한다. 개인 주택이나 조그만 상업건축을 주로 하다가, 공공 건축을 해보려고 문을 두드렸는데 예기치 않게 바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미국의 공립 초중고등학교는 왜 상자형 건물로 되어 있는지 의문을 갖고, 여기서 벗어난 새로운 건축을 짓고 싶었다. 각각의 주어진 대지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주어진 프로그램에 다양한 공간체험을 해주려고 시도했다. 세개다 비슷한 시기인 1990년대에 현상설계가 있었지만, 실제 건물이 지어진 것은 제각각이다.
가장 먼저 지어진 것은 롱비치에 있는 국제 초등학교(International ElementarySchool, 1999)이다. 대지가도심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사각형 모양이다. 하지만 일반 학교처럼 건물과 운동장을 배치해서는 주어진 대지에 맞출 수가 없을 정도로 작다.
프로그램을 대지에 맞게 어떻게 짜맞추어 배치하느냐가 설계의 관건이었다. 효율적인 공간 구성을 위해 최대한 교실은 대지 경계를 따라 빙 두르고, 다른 부속실은 중간 중간에 알맞게 배치한 후 이 건물 옥상에 운동장을 배치하였다. 참신하고 명쾌한 해결이었다.
두 번째는 다이아몬드 랜치 고등학교(Diamond Ranch High School,1999)로 9만평(32만 제곱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땅이 대지로 주어졌다.
국제 초등학교와 달리 프로그램에 비해 대지가 아주 넓다. 웬만한 대학 캠퍼스 정도라고 봐도 된다.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경사지여서, 땅을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가느냐가 숙제였다. 메인은 기존의 지형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지붕을 인공 지형 요소로 삼아 원래 땅에서 생겨난 듯 하게 그려 놓고, 교실을 지형에 알맞게 효율적으로 배치한 후, 이 둘을 잘 조합했다. 예정 공사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드는 계획안이어서 우려가 되었지만, 오히려 건축주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사비용을 더 모금하여 학교가 지어졌다. 동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세 번째는 과학회관 초등학교(ScienceCenter School, 2004로 캘리포니아 과학회관(California ScienceCenter)과 연계된 학교이다. 오래 전부터 자리를 지켜오던 옛날 병기고(armory) 건물을 구조적으로 보완하여 교실 건물로 되살리는 것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기다란 교실 건물 하나를 추가했다. 이 건물은 인근 장미정원(Rose Garden)에서 녹지 공간을 끌어와 건물과 조경이 하나가 되게만들었다. 메인의 건축은 대지 자체보다는 대지 주변 또는 도시에서 맥락에서 실마리를 찾아서 독특한 디자인을 이끌어 낸다. 단순히 형태를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후 모포시스는 순풍에 돛단 듯일이 잘 풀려서 캘리포니아 교통국로스앤젤레스 청사(Caltrans District 7Headquarters, 2004)와 에머슨 대학(Emerson College, 2014)같은 대형 건물도 지어냈다. 한 때는 입에 풀칠하기 힘들 정도로 힘든 시기도 겪으면서 사람들로부터 변방의 종이 건축가라고 비웃음 받던 시절도 있었지만,이제는 그 시절을 웃어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성공하였다.
명실상부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우뚝 서게 되었고 몇 해전에는 미국의 공무원이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로 선정될 정도로 유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현재는 로스앤젤레스 뿐 만 아니라 뉴욕에도 사무실을 열어서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건축 설계사무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모포시스에서 활약하는 한국 건축가, 이의성(Eui-Sung Yi)을 소개하고 마무리하겠다.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에서 학부를 마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석사를 했다. 모포시스에는 1992년에 합류했다. 모포시스가 아직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는 않았지만, 메인의 능력에 매료되어서 가능성을 보고 지원했을 것이다. 1994년부터는 한국으로 건너가서 썬타워 완공까지 총책임을 맡았다. 메인이 종신 교수로 재직중인 UCLA에서 설계 수업을 할 때 바빠서, 수업에 참석하지 못 할 때가 많았다. 주로 이의성이 수업을 대신했다. 그만큼 메인이 믿는 직원이었다.
2002년부터는 독립해서 10년 동안의 모포시스와의 관계를 정리하는듯 했다. USC에서 건축대학의 대학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 기간 한국의 대형 설계사무소에서도 직책을 맡으며,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2012년부터는 메인의 권유로 다시 모포시스로 돌아왔다. 모포시스의 소장(principal)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인과 함께 UCLA의나우 재단(Now Institute)의 책임자도 겸하고 있다. 단순히 시선을 끄는 형태로 설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디자인하기까지 도시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한국인이 모포시스를 이끌어가는 수장 중의 한 명이라는 것이 왠지 뿌듯하다.

캘리포니아 교통국 7지역 본사(Caltrans District 7 Headquarters). 로스앤젤레스 시청 옆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로 아래층 네온사인이 인상적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geoc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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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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