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은 머리에서 오고 감성은 가슴에서 온다. 흔히 이성으로 대변되는 머리와 감성으로 대변되는 가슴은 30 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아 이성과 감성은 이웃하는 형제 같지만 때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거나 아예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남남 같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이성과 감성을 잘 조절하여 성공하지만 어떤 이는 이성과 감성을 조절하지 못하여 낭패를 부르고 화를 불러 큰 고초를 겪기도 한다.
이성과 감성이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치우친 사람은 없다. 그 이야기는 일방적으로 이성적이거나 일방적으로 감성적인 사람은 없다는 뜻이고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이성적인 사람이 감성적으로, 또는 감성적인 사람이 이성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성적인 사람이 경우에 따라서는 감정에 치우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성적인 사람을 좋은 뜻으로 이야기 하면 분별력이 뛰어나거나 판단력이 좋은 사람, 감성적인 사람은 가슴이 따스하다거나 온화한 사람이라 이야기한다. 이것을 뒤집어 이야기 하면 이성적인 사람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사람이고, 감성적인 사람은 흥분을 잘 하여 분별력이 없고 막무가내라는 얘기와도 통한다.
주변의 한 부부의 이야기를 해보자. 남편은 60대 중반의 나이로 감성적으로 매우 따스한 사람이지만 생각이 깊고 분별력이 좋으며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다. 부인은 50대 말의 나이에 역시 따스한 사람이지만 감정 표현을 정확히 하려 하고 한국인 부부에게 흔히 있듯이 남편에게 감정 폭발을 하기도 한다. 부부가 함께 신실한 기독교인인 이 부부는 한 일요일 저녁 7시 교회에 집회가 있어 조금 일찍 저녁을 먹고 교회를 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5시경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남편에게 저녁을 먹자고 했다. 시간상 조금 이르다고 판단한 남편이 조금 있다 먹겠노라고 대답하자 부인은 조금씩 끓어오르기 시작하였지만 이성으로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 눌러 참았다.
5시30분경 남편이 저녁을 먹자고 하자 부인은 끓였던 국을 다시 데워 식사를 준비하는 도중 남편은 테이블에 보이지 않은 반찬을 먹겠노라고 요구했다. 감정이 상한 아내가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는 순간 떨어뜨려 엎고 말았다. 참았던 아내의 화가 폭발하고 다툼이 시작됐다. 기관총처럼 퍼 붓는 아내의 따발총 폭격에도 남편은 감정을 억제하고 저녁을 먹은 후 교회로 향했다. 아내는 물론 교회에 가지 않았다. 뭐가 문제였을까? 어떻게 하면 처음 계획대로 부부가 함께 교회에 갈 수 있었을까?
영어로 ‘첵스 앤 밸란시스(Checks & Balances)’라는 말이 있다. 미국 시민권 예상 문제 중에 국회, 행정부, 사법부가 일방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 즉 견제와 균형이다. 모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것에서 이성과 감성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성경에서 “누가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내어 주어라"라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여러 가지 많은 해설과 뜻이 있지만 이성과 감성이라는 부분 만을 생각해 보자. 누가 한 쪽 뺨을 때렸다. 감성적으로 매우 기분이 나쁠 것이다. 그런데 다른 쪽 뺨을 내미는 것은 이성적으로 상당한 용기와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경우는 감정이 폭발 하여 “어디 더 때려 봐”하면서 내밀 수도 있었을 것이다. 때리기 이전의 상황, 여건과 상대에 따라 견제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다음 상황은 낭패를 부를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성적인 사람일까 아니면 감성적인 사람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별력이 좋은 사람이고 싶고 따스한 남자이고 싶기도 하고 결단력이 좋고 온화한 사람이고 싶을 것이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기도 싶고 인정받고 사랑 받는 남편이고 엄마이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추운 겨울 아침에 알람이 울렸을 때 머리에서는 일어나야 한다고 외치지만 따스한 이불 속에 더 있고 싶은 마음과 같다. 과연 나는 이성과 감정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인가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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