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결핍 땐…
▶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 생성능력 저하 부르고 성기능 감퇴·근육 실종·체지방 축적으로 뱃살 처져
’남성 본색’은 숫기다. 남성답다는 말은 수컷의 기운, 즉 숫기가 좋다는 뜻이다. 수컷을 수컷답게 만드는 것은 알고 보면 호르몬의 작용이다. 호르몬 중에서도 남성 호르몬이 수컷의 성징을 드러내고, 성적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성적 매력을 철철 뿜어내고 싶은 것은 남성 모두의 소망이다. 여성만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 게 아니다.
나이가 들면 남성의 성 호르몬 분비량은 줄어든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결핍은 원기부족, 성욕감퇴, 근 긴장(muscle tone) 이완 등의 이상반응을 불러온다.
테스토스테론 결핍을 일으킨 남성은 짠 맛을 잃은 소금처럼 자신의 본질적 ‘효용가치’를 상실했다는 느낌에 시달린다.
꽁지 빠진 닭처럼 모양새가 빠지는 것도 한숨 나오지만, 그보다 의욕과 욕망 감퇴로 ‘남자의 자격’에 타격을 입은 듯한 낭패스런 기분을 맛본다.
지난 1993년 이후 의료업계에서 남성 호르몬 대체요법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런 ‘남성 본색’에 바탕을 둔 마케팅이 주효한 결과였다.
지난 1993년부터 2000년까지 남성 호르몬 대체요법은 ‘당신의 주치의와 T에 관해 논의하세요’라는 광고 캠페인에 힘입어 무려 다섯 배나 증가했다. T는 물론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지칭한다.
양기가 떨어지고, 근육이 풀어지는 대신 체지방이 불어나 뱃살이 처진 남성에게 ‘T 결핍’ 가능성을 경고한 성호르몬 대체요법 광고는 힘 빠진 수컷이 공유하는 원초적 두려움을 자극했다. 이와 동시에 호르몬 대체요법은 ‘어둠 속의 빛’처럼 문제의 해결책이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광고에는 늘 거품이 끼게 마련이다.
실상 의사들은 아직까지도 낮은 남성 호르몬 레벨이 어떻게 체성분이나 성적기능을 떨어뜨리는지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
자신의 ‘T 수준’이 낮다고 확신하는 남성 환자들이 무리지어 밀려들고는 있지만 의사들은 그들이 호소하는 양기부족이 테스토스테론에 기인한 것인지 아닌지조차 헛갈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T 결핍증상이 사실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 부족에 의한 것이라는 최근의 새로운 연구 보고서는 헷갈림을 더욱 심화시킨다.
남성의 성기능 저하와 체지방 축적의 원인이 ‘로우 T’(low T)가 아니라 ‘로우 E’ 탓이라니 전문가들마저 얼떨떨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뉴잉글랜드 저널에 게재된 보고서는 원기와 체력감소, 성기능과 성욕상실 및 체성분 변화, 근 긴장 이완 등의 반갑지 않은 성선기능저하증(hypogonadism) 증상을 초래하는 호르몬의 조합을 파악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 가운데 일부는 에스트라디올이라는 강력한 여성 호르몬의 형태로 전환된다. 에스트라디올은 ‘발정 호르몬’이라는 점잖지 못한 별칭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20세에서 50세 사이의 건강한 남성 300명의 호르몬 밸런스에 변화를 일으킨 후 그 효과를 관찰했다.
실험에 참가한 남성은 빠짐없이 졸라덱스라는 남성 호르몬 생성 억제제를 한 달에 네 차례 주입 받거나 위약효과(placebo effects)를 주는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을 받았다.
물론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진짜 남성 호르몬 대체요법들 받았지만, 호르몬 대체 정도는 소량대체에서 완전대체에 이르기까지 4계 등급으로 구분됐다.
참가자들은 또 테스토스테론이 에스트라디올로 전환되는 것을 가로막는 약물주입 여부에 따라 반반씩 두 개 그룹으로 세분됐다.
연구 결과는 중년이나 노년에 나타나는 증상이 테스토스테론을 에스트라디올로 충분히 전환시키지 못한데 기인한 것인지 아닌지를 살펴보는데 도움을 준다.
먼저 대체요법을 통해 모자라는 테스토스테론을 완전히 채워주지 않은 대부분의 남성에게서 체지방 축적현상이 발견됐다.
테스토스테론이 모자라면 근육이 실종되는 대신 체지방이 늘어나 허리 살이 주름을 이루게 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체지방 증가는 테스토스테론이 모자라고 에스트로젠 레벨이 낮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부족한 테스토스테론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은 남성들은 또 성기능 저하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밤이 두려운 남성’을 만든다는 얘기다.
성기능 저하는 남성 호르몬이 부족할 뿐 아니라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젠 레벨이 낮은 사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 레벨이 축소되는 것만으로 남성의 다리 힘이 빠지거나 허벅지 근육 실조를 일으키는데 충분하다는 사실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을 에스트로젠으로 전환시키는 남성의 능력을 차단하자 원기 부족과 성기능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는 테스토스테론만이 남성 원기의 근원은 아니라는 사실을 가리킨다. 설마 싶겠지만 여성 호르몬도 남성 본색을 강화하는데 일조한다.
주사·패치 등으로 보충…DHEA 복용도 일반적
■ 남성 호르몬 대체요법
만성적인 피로감, 성기능 저하, 근육량 감소, 성욕감퇴 등의 증상을 보이는 남성에게 주로 사용된다. 노화로 인해 체내에서 만들지 못하는 테스토스테론을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공급해 적정수준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기본원리이다.
약물복용, 주사, 패치 등을 통해 성호르몬을 보충할 수 있으나 부작용의 위험이 따른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혈전증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적혈구 수가 늘어나 혈관 안의 피가 굳으면서 혈관이 막히는 게 혈전증이다.
요즘에는 성호르몬 보충을 위해 DHEA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DHEA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을 만들 때 사용되며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DHEA가 성호르몬 합성을 촉진하고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며, 노화방지, 성기능 개선 등에 효과를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효과는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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