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명 젊은 여성의 럭셔리 라이프 주제 “물질 없는 사랑은 모래더미에 불과”
▶ 30세 미남 갑부 베스트셀러 작가 궈징밍의 감독 데뷰작 10~20대여성 열광·개봉 두 달도 안돼 속편도 개봉 예정
영화 ‘소시대’ 중 주인공들의 여고시절.
젊은 여성들의 열광 속에 흥행 대박을 터트린 중국의 새 영화‘소시대’는 여자친구 4명의 럭셔리 라이프를 보여주며 요즘 중국사회에서 물질만능 소비주의에 대한 논쟁을 부르고 있다.
이제 잭 스나이더의‘수퍼맨; 맨 오브 스틸’이나 키아누 리브스의‘맨 오브 타이치’는 잊어버려라! 금년 여름 중국의 극장가는 흥행 대박을 치며 중국사회에 세대 간 문화전쟁을 야기 시킨 여성영화 한편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벌써 속편 촬영까지 완료되어 1편 개봉 두 달이 채 안된 다음 달 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6월 말 개봉한 영화‘소시대(Tiny Times:小時代)’는 샹하이의 패셔너블한 4명 여대생의 이야기로‘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섹스 앤 더 시티’(섹스는 빼고)에‘블링 링’을 가미해 혼합한 내용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중국 신세대 미남 인기소설가로 불과 30세에 최고 갑부작가로 등극한 궈징밍이 자신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하면서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이다.
궈징밍의 팬들은 그가 물질주의 의식이 강한 새로운 세대를 대변해주는 ‘보이스’라고 말하지만 많은 평론가들은 영화 ‘소시대’가 소비주의에 얼빠진 찬사를 보내면서 중국 젊은이들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호되게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입이 딱 벌어지는 부의 편차와 때로 몰지각한 신흥부유층의 부상 등 사회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 새 영화는 중국의 가치관에 대한 깊은 신경뿌리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선이 명확하게 나뉜 것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과 밀착한 일부 평론가들이 의외로 이 영화를 두둔하고 나서는 가하면 상당수 ‘리버럴’들이 이 영화를 거세게 매도하고 있다.
“난 6,000~7,000편의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내가 혐오하는 극소수 영화 중 하나다. 정말 아연실색할 정도다”라고 저명한 평론가 레이먼드 조우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베이징 뉴스’에 실린 영화 평을 통해 그는 “도저히 참고 보기가 힘들었다”면서 이 영화의 물질주의 선동은 럭셔리 매가진의 광고보다 훨씬 더 악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영화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개봉과 동시에 일부 멀티플렉스는 영화관내 모든 스크린을 ‘소시대’에 할애했으며 개봉 3주가 채 안된 7월14일 현재 7,78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하고 있다. 007시리즈 ‘스카이 폴’이나 ‘스타트렉:인투 다크니스’ 등 할리웃 수입영화들을 가뿐히 제쳐버린 성적이다.
이미 촬영을 마친 속편은 원래 12월 개봉예정이었으나 인기와 논쟁 등으로 뉴스의 조명을 받으며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상승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넉 달을 앞당겨 개학 전인 8월9일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 관객의 85%는 15~25세 여성으로 집계되었다.
영화 속 주인공 중 일부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지만 그들은 모두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구치, 디오르, 루이비통 등 명품을 휘감고 과시한다. 주인공 중 한명은 “물질 없는 사랑은 모래더미에 불과하다”고 선언하며 부자이긴 해도 반소비주의자인 남자친구를 철모르는 멍청이라며 차버리기도 한다.
“이 영화는 돈의 숭배를 부추기면서 상대로부터 돈을 우려내려는 세대를 키우게 할 것이다. 보통사람이 이 같은 수준의 부를 누리려면 부유층의 정부가 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레이먼드 조우는 질책한다.
광동일보의 렌 샨샨도 “아무리 박스오피스 인기가 올라간다 해도 ‘소시대’는 예술적으로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스토리 구성은 불완전하고 인물들은 평범하고 단순하며 그들의 삶은 극히 비현실적이다”라고 혹평하면서 작가 아일린 챙의 ‘욕망, 주의’에서 한 구절을 인용해 이렇게 덧붙였다. “영화 전체가 마치 이가 득실거리는 화려한 드레스 같다”궈징밍과 그의 10~20대 팬 사단도 반격을 가했다. “이들 평론가는 중국의 90년대 이후 세대와 단절된 고루한 구시대일 뿐이다”라고 반박하는 이들은 중국의 소비문화가 시작된 이후에 성장한 세대이며 공산당정부가 자본주의를 도입하기 전 시대에 대한 기억을 갖지 않은 젊은이들이다.
“물질주의는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며 이것은 나쁜 게 아니다”라고 국영 차이나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궈징밍은 이 영화는 “물질적 세상을 헤쳐 나가는 젊은이들의 타협과 경쟁, 그리고 우정의 힘에 포커스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소시대’의 배급사인 르 비전 픽처스의 장자오 대표는 이 영화를 둘러싼 논쟁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상당수 비판은 궈징밍 같은 ‘젊은 아마추어’ 감독의 대박 성공에 위협을 느낀 기존 영화산업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이 전쟁이 상당히 감정적이기는 하지요. 부모들은 자녀가 영화의 본을 따를까봐 걱정하고 A급 제작자들은 이런 영화가 대 성공을 거둔다면 이제 더 이상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 쉽니다”그보다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진지한 의견들도 있다. 웨이보를 통해 6,000만 이상의 방문회수를 기록한 인민일보의 저널리스트 리우 퀴옹의 기사도 그중 하나다 : “만약 우리의 눈과 귀에 ‘소시대’만을 쏟아 붓는다면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우리사회를 지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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