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종훈 사태 계기로 본 한인인사 사례
▶ 남문기·이용태 전 회장… 투자비자 이용도, 미 국적 다시 취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자진 사퇴한 미주 한인 1.5세 출신 김종훈 전 벨연구소 사장의 이중국적 문제 논란 등을 계기로 과거 한국 공직에 진출하기 위해 시민권을 포기했던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의 미국 내 체류 신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김종훈 전 내정자의 경우 한국 국적 회복 절차는 밟았지만 미국 시민권은 포기하지 않은 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이민법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경우 미국 내 체류신분이 곧바로 상실되고, 한 번 포기한 시민권은 다시 취득하기가 극히 어렵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시민권 포기 후 미국에 재입국하기 위해서는 합법체류 비자를 새로 취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재외국민위원장에 임명된 뒤 시민권을 포기했던 남문기 전 미주총연 회장의 경우 현재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인 뉴스타부동산을 통해 취업비자(H-1)를 받아 체류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재외국민위원장에 임명된 뒤 복수국적 논란으로 한 달 만에 사퇴한 적이 있는 남 전 회장은 “국적문제에 있어 내가 제일 큰 피해자”라며 “시민권이 없으니 이만저만 불편하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용태 전 LA 한인회장은 지난 2008년 한국에서 제18대 총선 출마를 위해 시민권을 포기했던 경우이다.
이 전 회장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신청에서 낙선한 뒤 자신이 설립한 양로보건센터를 통해 다시 투자비자(E-2)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영주권을 회복한 상태다. 이 전 회장은 “영주권은 받았지만 시민권을 다시 취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총선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전남 순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 장성길 전 LA 한인회장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시민권을 포기했지만 낙선했다. 장 전 회장은 이후 한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다 시민권을 유지하고 있던 부인을 통해 영주권을 회복했다고 한다.
또 김영태 전 LA 한인회장은 지난 2000년 4월 16대 총선에서 자민련 소속으로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철원에 출마했었으나, 이를 위해 1999년 12월 한국 국적을 회복해 복수국적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듬해 4월 총선을 치렀지만 낙선하자 시민권 포기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다.
그는 “국적 회복에는 보통 4~6개월이 소요되며 국적을 회복한 뒤 1년 내에 시민권을 포기, 이를 한국 정부에 제출해야 절차가 마무리 된다”며 “이 기간에 선거를 치르게 돼 시민권을 포기하지 않아도 됐다”고 말했다.
미주 한인으로 첫 현지 출신 LA 총영사를 역임한 김재수 변호사의 경우 영주권자 신분이어서 총영사 재직 때부터 현재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변호사는 “시민권을 포기하면 영주권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체류신분이 없어진다”며 “다시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이민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지만 과거 시민권 포기 사실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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