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주 마시며 편하고 자유롭게 신앙 토론
▶ 바에서 교회 설교 생중계로 주일 예배도
와이오밍주 샤이엔의 술집‘엉클 찰리스 바’에서 매주 열리는‘바이블과 비어’ 모임. 교회보다“훨씬 편안한 분위기” 속 신앙 토론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 한 참석자가 맥주 옆에 놓인 성경을 읽고 있다.
매주 월요일 밤, 와이오밍주 샤이엔에 위치한‘엉클 찰리스 바’에선‘성경과 맥주(Bibles and Beer)’ 미팅이 열린다. 기독교를 비롯한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과 무신론자까지 수십명이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토론 모임이다. 많을 때는 45명까지 나온다. 어떤 사람은 성경을 들고 온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물만 마시는 사람도 있다. 줄곧 말하는 사람도 있고 듣기만 하는 사람도 있다. 몇 가지 규칙은 있다 : 논쟁은 피할 것, 이번 주의 토의 교재에만 집중할 것.
“술 마시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1년 전 이 주간 모임을 조직한 장로교 목사 로저 맥대니얼은 주장한다. “그러나 교회 지하실에서 갖는 모임보다 훨씬 더 편안한 분위기이지요. 만일 내가 교회에서 이런 모임을 갖는다면 대여섯 명도 모이지 않을 겁니다”
미 전국에서 신앙이 술집의 주요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전통종교의 봉사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술집이라는 현실이 결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술집의 성경모임을 조직한 사람들은 주류종교 지도자들과 술집주인, 주류제조업자 등인데 일부에선 이런 형태를 전국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걱정거리를 잊어버리기 위해 찾아가는 장소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강조한다.
“신이 계신 곳마다 ‘말씀’을 들고 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신은 모든 곳에 계시고, 사람들도 모든 곳에 있다”라고 털사의 선술집 ‘드렁크 멍키 태번’의 주인 조 빈은 말한다. 지난해 빈은 자신의 바에서 셀레브레이션 처치의 설교를 라이브로 중계하는 일요일 아침예배를 시작했다. “일요일 아침에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말씀’은 듣기 원하지만 교회에는 가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는 바에서 설교하는 샌호세의 한 목사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 빈의 술집 예배에는 보통 6~8명이 참석하는데 빈이 예배후 제공하는 무료 선데이 브런치도 인기다. 빈은 다른 술집주인들에게도 설교중계를 권하고 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힘든 문제들은 안고 있습니다. 그들은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다가 술로 그 고통을 잊으려 하지요. 알콜은 단기적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 해결은 못됩니다. 난 내가 이 교회에서 들은 것을 그들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겁니다”
술과 영혼의 교류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가톨릭도 오랫동안 술집에서의 모임을 지원해 왔다.
“주로 젊은 가톨릭 신자들과 신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아웃리치 프로인데 다른 사람들도 참석한다”고 버지니아 주 알링턴 가톨릭 교구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마이클 도나휴는 말한다. 그는 2001년 청년층을 위한 “탭의 신학(Theology on Tap)” 모임을 시작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장소에서 삶과 신학 등에 관한 강의와 토의를 하는 모임이다.
알렉사드리아 인근 ‘팻 트로이의 아일랜즈 오운’의 모임에는 150~200명이 모이고 프레드릭스버그의 ‘블루 & 그레이 양조회사’에서 열리는 모임엔 100명 씩 참석한다.
지난해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에선 신시아와 A.J. 바이올라 부부가 ‘티르 나 녹 아일랜드 퍼브’에서 ‘맥주와 성경’이라는 모임을 조직했다. 매달 두 번째와 네 번째 화요일에 열리는 이 성 경공부엔 15~20명이 참석한다.
“모태신앙을 가진 사람도 오고 교회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도 온다”고 A.J.바이올라는 말한다.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사람 중에는 무슬림도 있고 열성 교인인 아내를 위해 나오는 무신론자도 있다.
바이올라 부부는 전문 웨딩 사진사이자 롤리에 교회를 세운 목사다. 아내는 전에 바텐더로 일하기도 했으며 이들 부부는 둘 다 “성경의 열렬한 팬인 동시에 맥주도 열렬히 좋아한다”고 공언한다.
“우리에겐 예수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소망이 있다”는 A.J.는 “교회를 좋아하든 아니든, 영적으로 어떤 상태이든, 예수는 ‘쿨 가이’ 아닙니까? 좋은 일을 많이 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참석자 중 일부가 알콜 문제와 씨름하는 것을 알지만 1시간 동안 계속되는 모임 자체는 ‘대화’에 치중한다고 A.J.는 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영적인 대화이니까요”
인디애나주 리치몬드에선 3개의 교회모임이 J&J 양조장에서 열린다. 공동대표인 마이크 밀러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신앙토론을 할 수 있는 편안하고 사교적 분위기를 찾고 있다고 전한다.
샤이엔의 로저 맥대니얼 목사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에 참석하면서 토론이 폭넓게 전개되고 있는 점이 놀랍고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유대인 참석자인 제이슨 블룸버그는 “바를 성경공부의 장소로 택한 것은 맥대니얼 목사의 천재적 선택”이라면서 전형적인 종교장소가 편치 않은 사람들에게 리치아웃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칭찬했다. 무신론자인 에드 글레이저는 종교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싶어서, 주니어칼리지 학장으로 무슬림인 모하메드 살리는 “종교간 대화를 통해 우리 모두 미국인으로 화합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대니얼은 이 모임을 처음 시작할 때 성경과 알콜을 연결 짓는 것에 대한 우려를 많이 들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예수께선 알콜을 물로 바꾸지는 않으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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