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주유소 업주-흑인 목사 언쟁 발단
▶ “아프리카로 가라고 했다”인종차별 주장
집단시위 소란… 폭력 가능성 우려
달라스 지역의 한 주유소에서 한인 업주와 흑인 손님 간 마찰이 발생, 지역사회 인종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현지 지역신문과 한인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9일 달라스 남부 흑인 밀집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 중인 한인 40대 박모씨는 ‘10달러 이하 직불카드 사용제한과 개스값’을 놓고 흑인 제프리 무하마드 목사와 언쟁을 벌였다. 지역신문은 당시 무하마드 목사가 직불카드 사용제한에 항의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개스 가격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결국 박씨는 “다른 데 가라” 고 대꾸하면서 시비가 붙었고 무하마드 목사는 시민권자인 박씨에게 “당신이나 당신 나라로 가라”고 받아쳐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이후 무하마드 목사는 박씨가 “그럼 당신은 아프리카로 가라”는 말과 함께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인종차별 문제로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박씨와 시비 후 흑인 주민들을 규합해 주유소 앞에 모여 ‘Don’t Shop’이라는 피켓을 들고 불매운동을 벌였다.
심지어 박씨의 주유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은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박씨가 “N자 단어를 쓰는 등 흑인 비하발언을 했다, 흑인 여성들 가방을 뒤지고 때렸다, 물건을 훔쳤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는 전단지까지 돌렸다.
이 과정에서 박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시위대 강제해산에 나섰고, 시위대 일부가 다치자 주민들이 시청으로 몰려가 항의하는 등 소란도 빚어졌다.
결국 시위대는 지역 언론사와 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NAACP)와 흑인계 이슬람 단체인 네이션 오브 이슬람(NOI)에 사건을 알리며 인종차별 대응조치를 요구했다. 최근부터는 “탐욕스러운 한국인은 물론이고 모든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은 미국을 떠나라”며 아시안 추방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달라스 경찰은 흑인 주민들 사이에 반한 감정이 심화됨에 따라 폭력사태 발생 가능성을 대비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 탄생기념일인 지난 16일 열린 축하 퍼레이드 때는 박씨 주유소에 폭동진압에 동원되는 경찰병력이 배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윤수 휴스턴 총영사는 29일 동포담당 영사와 달라스를 방문해 사태 경위를 듣고 한인사회와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지역 내 한인 인사들도 NAACP 등 흑인단체를 상대로 대화창구를 여는 등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유진철 회장은 “이번 사안은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인종갈등으로 몰고 가선 안 된다”고 말하며 NAACP 회장단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씨가 흑인 고객들에게 인종차별적 언행을 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악성 루머라며 흑인 시위대와 단체들이 한인 등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을 표출시키려는 의도적 행위라는 주장도 나왔다.
박씨와 친한 흑인 고객 400여명은 박씨의 결백을 주장하는 청원을 제기했고 박씨가 고용한 흑인 종업원 2명은 시위대의 주장은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음모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스 한인들은 가발과 화장품을 공급하는 뷰티 서플라이를 비롯해 주유소와 편의점, 식료품점, 부동산, 개신교회에 종사하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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