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A시 준공검사 뇌물 스캔들로 본 실태
공무원 연결해 주는 브로커들 활동
이들 통하면 반년 걸릴 일이 한달 내로
비리 드러나면 한인사회 큰 파장 예상
LA시 건물안전국(LADBS) 소속 현장 검사관(인스펙터) 2명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되고 한인을 포함한 다른 공무원들도 휴직 등 조치와 함께 시 당국과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패 스캔들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본보 1일자 A1면 보도) 한인타운에서도 이같은 비리 케이스가 만연해 왔다는 주장들이 나오면서 이번 사태가 한인사회에서도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기소돼 최근 유죄를 인정한 2명의 건물안전국 현장 검사관들이 주로 사우스LA 지역에서 활동하며 검사 없이 퍼밋을 승인해 주는 대가로 건당 최소 6,000~9,000달러의 뒷돈을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인타운에서도 이같은 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인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엄청날 전망이다.
한인타운 내 업주들과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인사회에서도 시 공무원들에게 다리를 놓아주고 퍼밋 발급 등을 도와주는 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주택 증개축이나 업소 리모델링 등을 위한 퍼밋 발급 등 건축공사 인·허가와 준공검사 등에 많게는 수천달러에 달하는 뒷돈과 급행료를 지급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다는 주장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인타운에 식당 개업을 위해 실내공사를 진행한 한 한인 업주는 개업을 코앞에 두고 준공검사가 나오지 않아 지인의 권고로 브로커에게 3,000달러를 건넨 뒤 승인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업주는 “처음 공사를 시작했을 때도 3,000달러를 받아갔는데 공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 승인을 차일피일 미뤄 불법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돈을 건넸다”고 말했다.
역시 식당 내부공사를 했던 또 다른 한인 업주는 공사 점검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한 검사관이 공사에 필요한 퍼밋 발급 수수료를 직접 자기에게 내라고 해 황당했다고 전했다. 이 업주는 “시에 직접 내야 하는 수수료를 달라고 하는 점이 미심쩍어 체크의 수취인란에 City of LA라고 썼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체크가 타주의 한 첵캐싱 업소를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돼 놀랐다”고 주장했다.
한 단체장은 “한인타운에는 검사관들에게 다리를 놓아 퍼밋 발급을 도와주는 브로커들이 최소 4~5명에 달하고 이들을 통하면 보통 6~7개월 걸릴 퍼밋도 한 달이면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부 업주들이 개업과 관련 언어적인 장벽과 일의 빠른 진행을 위해 브로커를 통해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뇌물수수와 관련된 내용을 알지 못하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스LA에서의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된 히스패닉 검사관 2명을 수사한 FBI의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업자들은 LA에서 개인 주택건설이나 보수공사를 담당하는 상당수의 검사관들에게는 뇌물을 줘야만 준공검사 과정이 신속히 이뤄진다고 진술했고, 또 일부 검사관들의 경우는 뇌물을 주지 않을 경우 아예 승인을 받는 게 불가능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도 피해자들은 인허가 과정이나 준공검사 등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뒷돈 제공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아 부조리 관행을 키우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LA경찰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같은 검사관들의 수뢰 비리에 대한 소문은 오래 전부터 무성했지만 신고가 되지 않아 지금까지 아무런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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