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X 이어 인천공항도 내달부터 가동
“필요한 경우만” 불구 사생활침해 논란
한인 존 김(45)씨는 최근 급한 일로 한국을 방문하는 길에 LA 국제공항(LAX)에서 다소 불쾌한 경험을 했다. 공항 검색대에서 난생 처음으로 ‘알몸 투시기’로 알려진 전신투시 스캐너를 통과해야 했던 것. 탑승을 위해 검색대 앞에서 대기 중 차례가 되자 보안요원이 갑자기 일반 검색대가 아닌 전신투시기 검색을 받으라고 지시해 ‘알몸 투시’를 당했다는 김씨는 “이제 한국을 다녀올 때마다 전신투시기를 거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뭔가 찜찜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부터 LAX의 9개 모든 터미널에 전신투시 스캐너가 운용에 들어간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다음달 1일부터 전신투시기가 설치돼 시범 가동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항공 보안검색에 본격적인 ‘알몸 투시기’시대가 열렸다.
이에 따라 한인 여행객들이 김씨처럼 전신투시기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할 경우가 더욱 잦아지게 됐다.
■설치 현황은
현재 LAX에 설치된 전신투시 스캐너는 모두 24대. 한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탐 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TBIT)을 비롯해 9개 터미널의 모든 검색대와 일부 탑승구에 전신투시 스캐너가 설치됐다. 탐 브래들리 터미널에는 탑승구로 나가는 2곳의 검색지역에 각각 1대씩, 그리고 탑승구에 1대 등 3대의 전신투시 스캐너가 가동중으로 연방 교통안전국(TSA)은 올해 말까지 전국 모든 공항에 450대의 전신 투시 스캐너를 확대 설치하고 향후 2년에 걸쳐 1,000여대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서울 G20 정상회의’를 대비해 인천국제공항에 3대, 김포·김해·제주공항에 각 1대 등 모두 6대의 전신 스캐너가 설치돼 9월1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며 시범 운영 후 분석 결과를 토대로 10월1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어떻게 운영되나
LAX와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전신 스캐너는 미국제 ‘Secure 1000’ 모델. 의료용 X-선을 이용해 승객들의 옷과 피부 사이의 부착된 금속과 비금속 흉기나 세라믹, 분말, 액체 등의 이미지를 컴퓨터를 통해 재생시킨다.
TSA는 항공기 안정운항과 승객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전신투시 스캐너를 통과하도록 하고 있어 검색대에서 보안요원의 선별에 따라 일부 승객들만 전신투시기를 거치고 있다. 전신투시 스캐너에서 양팔을 드는 자세로 포즈를 취하면 되며 소요시간은 7~10초 정도다.
최창열 아시아나항공 공항지점장은 “국제선 출국 검색대 2곳 모두 맨 끝에 전신 스캐너가 설치돼 있다”며 “일부 승무원들도 전신 스캐너를 통과하도록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생활 침해 등 논란
전신 스캐너는 옷 속까지 투시해 비금속성 물질과 폭발물을 탐지해 공항의 보안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인체의 주요 부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사생활 침해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일부 승객들은 X-선 촬영에 따른 방사선 노출 때문에 이를 꺼리고 있는 실정.
이에 대해 TSA와 공항 측은 “만약 여행객이 전신 스캐너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이를 거부하고 과거와 같이 손으로 행해지는 ‘촉수 검색’을 요청할 수 있다”며 “방사선 분량은 일반 의료용의 100분의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LAX 낸시 캐슬 공보관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얼굴이 흐릿하게 처리되고 화면상에 나타난 이미지는 저장되지 않고 즉각 폐기되며 출력이나 전송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대용 기자>
지난달 20일부터 LAX에 전신 투시 스캐너 24대가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9월부터는 한국의 주요 공항에도 전시 투시 스캐너가 시험 운영을 시작한다. 사진은 LAX에서 한 여행객이 전신 투시 스캐너에서 검색을 받고 있는 모습과 컴퓨터 화면상에 나타난 이미지.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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