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 수천곳” “여성 5,000명 종사”등
근거없는 추측 무성에 혼란만 부채질
인신매매 구조단체인 ‘폴라리스 프로젝트’가 한국 언론을 통해 밝힌 워싱턴 DC의 한인 운영 성매매 업소는 60곳(2004년 7월)→76곳(DC의 80여개 성매매 업소의 95%는 한인 운영·2004년 11월)→최소 35곳(2005년 6월)→60곳(2006년 3월)으로 불과 몇 달 사이에 들쭉날쭉 가파른 변주를 거듭했다. 또 모 대학교수는 미국내 한국인 성매매 여성을 5,000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내 한국 여성들의 성매매 규모에 대한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 보도는 대부분 추측으로 일관, 오히려 혼란만 부채질해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한미비자면제협정을 앞두고 있는 한국 정부도 미국내 한국 여성의 성매매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 한 채 부정확한 정보 양산에 한 몫하고 있다.
미국내 한인 성매매 규모는 천차만별로 다양하다.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한인 디렉터인 캐서린 천씨는 2004년 한국 언론을 통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성매매 업소는 수 천 군데”라고 발언한 반면, CAL스테이트의 티모시 림 교수는 지난 6일 “미국내 한국인 성매매 여성은 최소 5,00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측에 대해 인신매매피해자 보호단체인 CAST의 한 관계자는 “음성적으로 암약하는 한인 성매매 종사자와 업소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떤 근거로 그 같은 통계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무분별한 추측에 불만을 나타냈다.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인 운영 성매매 업소 수 천 군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LA와 뉴욕 등의 한인 운영 성매매 업소가 100곳이라면 비한인 거주지역에서 한인이 800여곳에 이르는 성매매 업소를 소유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정보당국도 부정확한 정보를 양산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한국 정보당국의 자료는 LA시 경찰국을 인용해 “2004년 이후 성매매 의심 한국 여성 유입 규모가 8,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LA시 경찰국의 공보담당관은 이 같은 자료의 존재 유무에 대해 “내가 아는 한 그런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로컬 경찰에서 전국 자료를 만들 리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해 과연 한국 정보당국이 무슨 근거로 LA시 경찰국을 인용했는지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에 파견된 한국 정부 관계자도 “그 같은 내용을 한국에 보고한 적 없다”고 밝혀 의구심을 부채질했다.
한인들은 미국내 한국인 성매매와 관련해 “성의 소비자 역할을 담당하는 한인들도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미주 한인 사회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성매매 산업과 종사자 규모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보도가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근거 없는 추측 보도가 자칫 한국내에서 ‘미주 한인 사회는 성매매의 온상’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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