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촬영장에선 ‘싸가지’ 아닌 든든한 맏형…
이제 ‘설공찬’과 이별 해야죠 ㅜ.ㅜ
흰색 니트에 검정색 모자를 쓴 모습. 185㎝의 큰 키와 건장한 체격 덕분에 편안한 복장도 맵시는 났다. 하지만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마이걸’(극본 홍정은, 홍미란ㆍ연출 전기상)에서 보여준 귀공자 풍의 댄디가이 설공찬의 모습은 없었다. 3개월여를 댄디가이로 생활하다 오랜만에 일상으로 돌아온 탤런트 이동욱은 이제 설공찬에게서 벗어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당분간 설공찬의 기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그동안 사우나, 자동차에서 ‘쪽잠’을 자가며 촬영을 했기 때문인지 집에서 잠을 자는 게 낯설 정도로 아직 ‘마이 걸’이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라며 심한 ‘마이 걸’ 후유증도 드러냈다.
# ‘마이 걸’ 끝나도 여전히 ‘싸가지’?
“달라진 거요? 하나도 없어요.”
‘마이 걸’로 인기를 얻었지만 이동욱은 드라마가 끝나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극 초반 돈 때문에 쫓겨 다니는 주유린(이다해)을 우연히 만나 경시하듯 대한 것 때문에 들은 ‘싸가지 없는 것 같다’는 말을 여전히 듣고 있다며 웃었다. “말을 안하고 있으면 차가워 보이는 면이 있어 남들이 말을 걸기가 힘들대요. 거기다 툭툭 내뱉는 말투까지 더해져서 그런 말을 듣나 봐요”라는 게 이동욱의 설명이다.
그러나 ‘마이 걸’은 분명 이동욱에게 큰 의미를 지닌 드라마다. 그동안 4명의 주연 중 한 자리를 맡았던 적은 적지 않지만 주인공으로는 처음 경험한 드라마였다. 게다가 꾸준히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동욱이 주인공급 연기자로 입지를 다지는 기틀이 됐다. ‘마이 걸’에 출연하면서 인터넷 팬카페 회원 수도 기존 3만명 정도에서 2배인 6만명을 넘어섰다.
이동욱 자신도 촬영에 임하는 자세가 여느 때와 달랐다. 제주도에서의 첫 촬영 중 가진 회식에서 이동욱은 조명, 소품 담당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소주잔을 권하며 스태프와 출연진의 가교역할을 자임했다. 또 연일 밤샘작업이 이뤄진 촬영장에서도 자신의 피로는 내색하지 않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과거와 달리 주연 연기자들 중 연기 경험이 가장 많고 남자 중에는 맏형이어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촬영장에서, 또 스태프와 다른 출연진에게 이동욱은 ‘싸가지’가 아닌 듬직한 장남이었다.
# 이동욱의 스승은 모든 인생 선배들
대부분의 젊은 연기자들은 ‘목표로 삼은 선배 연기자’를 물어보면 한두명의 톱스타를 꼽는다. 그러나 이동욱은 “모든 선배님들이 스승이에요”라고 답했다.
이동욱도 과거 이 같은 질문에 특정 선배들을 꼽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부모님 전상서’ 출연은 이동욱의 생각을 바꿔놨다.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를 했는데 그 분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 대본 분석 능력,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감정과 인생의 경험이 묻어나는 것 같아 감동까지 느껴지더라구요. 왜 그분들을 ‘선생님’이라고 하는지 알게 됐죠”라는 게 이동욱의 설명이다.
이동욱은 ‘부모님 전상서’의 극본을 맡았던 김수현 작가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대사 처리 등에 자신감을 얻게 됐고 자신의 연기자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동욱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부모님이다. 이동욱은 항상 부모님과 모든 것을 터놓고 상의하고 부모님 말씀을 믿고 따르는 효자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장 먼저 상의한 것도 부모님이었고, 그의 부모님은 “평생 직업으로 삼겠다”는 아들의 각오에 두말없이 허락을 했다. 부모님의 허락이 없었다면 연기자 이동욱도 없었을 것이다.
‘마이 걸’에서 이동욱이 연기한 설공찬도 효자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할아버지가 한번도 보지 못한 외손녀를 찾자 결국 가짜 외손녀를 내세워 할아버지가 한을 남기지 않고 눈을 감을 수 있도록 할 정도였다. 극중 할아버지에 대한 효심은 연기가 아닌 실제 이동욱의 모습이었던 셈이다.
김은구 기자 kingkong@sportshankook.co.kr
사진=박철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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