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손실 산정에 WTI 가격 반영
▶ 고유가 지속땐 대출금리 부담 쑥
▶ 유가 150달러 대비해 충당금 적립
KB금융그룹이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의 대출 연체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널뛰기를 하면서 은행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미래 신용 손실 산정 과정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상승을 국내 신용 위험 확대 요인으로 반영하고 있다.
신용 위험은 차주의 채무불이행이나 신용도 하락으로 인해 금융회사가 보유한 대출·채권 등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물가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 부담이 커지고 이에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해지면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사들은 거시경제 변수를 복합적으로 반영해 기대 신용 손실을 산정하고 이에 맞춰 충당금을 적립한다. 이 과정에서 낙관, 기본, 경기 악화 및 위기 상황 등 복수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시나리오별 손실률을 가중 평균해 최종 손실률을 산출한다. KB는 WTI 가격을 비롯해 종합주가지수와 주택매매가격지수 상승률 등을 신용 손실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주가지수와 주택매매가격, 설비·건설투자 증감률이 상승하면 신용 위험이 줄어든다. 반대로 기준금리와 실업률 증감률,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이 상승하면 신용 위험이 확대되는 방식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 4월물 선물 종가는 이란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달 27일 배럴당 67.02달러에서 이달 6일 90.90달러로 뛰었다.
이후 13일에는 98.71달러까지 치솟았고 16일에도 93.50달러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9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KB금융은 WTI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하는 경우보다 더 악화된 상황을 가정해 손실률을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 관계자는 “유가가 해당 수준까지 급등하더라도 일정 부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물가지수 같은 인플레이션 영향을 충당금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KB·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소비자물가지수(CPI) △국고채 3년물 금리 △코스피주가지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 △제조업 평균가동률 등이 주요 변수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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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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