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눈이 덮히고 그 밑으로 얼음을 머금고 떠있는 호수의 정경은 고요하고 청결하고 정적마저 흐른다. 귀기울이면 미세하지만 명확히 얼음 밑을 타고 흐르는 봄의 소리가 들린다. 바람은 아직 차지만 커다란 호수 주변을 따라 따스한 햇볕을 향해서 빼곡히 앉아 있는 기러기와 청동오리, 겨울새등의 모습이 파란 하늘과 한편의 그림되어 너무 아름답다. 자기들의 세상에 내가 들어온 양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있는 모습에 이방인처럼 압도된 기분이다. 거의 천마리는 됨직한 새들의 군락이다. 기러기 여섯마리는 낮게 공중을 날고, 오리는 서너 마리씩 군을 이루어 호수 위를 떠다니며 산보하고 겨울새의 하얀 배가 햇빛에 반사된 모습은 매우 이채롭다.
오랜만에 날이 풀리고 주말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반 소매와 반 바지를 입고 열심히 뛰는 사람, 가벼운 옷차림의 모습, 두툼한 코트와 모자, 장갑으로 무장한 채 호숫가 보도를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개를 끌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가는 사람, 어린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미는 사람… 어떤 이는 다정하게 웃어주고 어떤 이는 바로 앞에서도 모른 채 지나지만 모두가 밝은 햇빛 아래 열심히 걷는 모습이 정겹고 삶의 활력이 느껴진다.
이번 폭설과 혹한으로 인해 아직도 공원 대지를 덮고 있는 흰 눈속에서도 숲은 기지개를 켜며 봄을 준비하고 있다. 숲에서는 나무의 숨결이 느껴진다. 온 몸으로 햇빛을 받고 있는 나무의 얼굴은 봄의 전령사가 되어 조용히 빛을 발한다. 험난했던 눈보라속을 살아낸 흔적이 보이고 서로 의지하며 서로의 숨으로 살아났음에 대견해하는 것같다. 겨울을 참고 서 있어야 화사한 봄을 맞을 수 있음에 서로 응원하고 있다.
숲은 태양을 통한 광합성으로 대기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기상 및 지형 변화에 완충역할을 한다. 이산화탄소+물에 빛이 들어가 포도당과 산소가 만들어진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렇게 식물은 우리의 생명력인 빛 에너지를 잘 포장해 주고 산소도 공급한다. 덕분에 우리의 건강과 삶의 질도 개선된다. 만약 태양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깜깜한 세계, 추운 날들의 연속은 물론이겠고 그보다 식물이 광합성을 못하게 되니 우리는 굶어 죽게 되는 건 아닐까.
우리는 매일 태양으로부터 오는 생명력을 안고 살지만 당연한 듯이 생각하고 산다. 빛 에너지가 담긴 식물은 열매라는 창고에 보관되고, 조물주는 자연을 통해 빛이 담긴 에너지를 먹이시려고 맛과 향기를 넣고 맛있는 모양에 색깔까지 입히신다. 식물의 잎이 초록색을 띄는 것도 엽록소라는 초록색의 특수 색소가 있기 때문이다. 빛 에너지로 인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형태로 우리 몸속에 들어와 위와 소장의 소화액에 의해 포도당이란 작은 단위로 쪼개져 소장벽의 혈관으로 흡수된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물과 공기로 인해 얻은 유기물인 식량은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금 자연앞에 고개 숙이고 정밀하게 대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만 온전히 그 자신일 수 있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이 새삼 와 닿는다. 가끔 공원을 혼자 걸으며 명상하는 시간이 평안을 준다. 폭설로 깜깜하게만 생각되었던 세상에 빛이 들고 밝은 세계가 찾아오면서 봄의 희망이 솟는다. 당연하게만 생각하며 잊고 지냈던 물과 공기와 햇빛이 공원을 산책하며 새삼 고맙게 생각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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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잔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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