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요원 트럼프 정부 비판 “ICE 내부에 많은 좌절감”
▶ 연방법원도 이민당국 질타 “법원 명령 100여번 위반”

지난 28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한 여성이‘ICE는 지금 당장 물러가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잇단 미 시민권자 사살로 지탄받는 연방 국토안보부 소속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전직 요원이 현 상황에 대해 “완전히 통제 불능”이라며 ICE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ICE가 상습적으로 법원의 명령을 어겼다는 재판부의 질타도 나오는 등 ICE와 강경 이민단속 정책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 버펄로, 볼티모어 지역 ICE 작전 책임자였던 데리어스 리브스는 29일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ICE를 떠나길 정말 다행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됐을 때 조직을 떠나기로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ICE를 떠난 주된 이유는 아니었지만 떠난 걸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브스는 트럼프 정부하에서 ICE가 원래 목적과 달리 운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경순찰대와 ICE 간 업무 경계가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경순찰대는 일반적으로 국경 근처에서 활동하며 매우 폭력적인 단체나 갱단, 카르텔 등과 싸운다”고 설명했다.
반면 “ICE는 매우 엄격한 규정에 따라 운영된다. 우리는 주로 긴장 완화에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ICE가 과거 성역으로 여긴 장소들까지 이제 표적으로 삼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조용한 기관’으로 알려졌었다. 철저한 사전 작업 후 특정 개인을 표적으로 삼았다. 무작위 검문은 하지 않았다. 교회, 학교, 병원, 법원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건 국경순찰대의 방식이 국내에 적용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달 초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ICE 요원의 총격에 30대 미국인 르네 니콜 굿이 사망했다. 최근엔 같은 지역에서 국경순찰대원들이 쏜 총에 미국인 알렉스 프레티가 숨져 이들의 무차별적 대응 방식에 여론이 강하게 들끓고 있다.
리브스는 “(트럼프의) 선거 공약은 실현 불가능하다. 100만 명 추방은 불가능하다. 사무소당 하루 3,000명 체포도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국경순찰대를 작전에 투입하고 매우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ICE 내부엔 많은 좌절감이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동료들 사이에 ‘이 모든 것의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회의감이 크다고 했다.
리브스는 ICE가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는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는 추방의 수장으로 알려졌지만, 그 시절엔 가족을 분리하지 않고 매우 명확한 명령과 일정한 신중함을 바탕으로 매우 깔끔하게 일을 처리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목표가 정치적이기 때문에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표적이 된 도시들을 보라. 오직 민주당이 우위인 도시들뿐”이라며 “아무도 미니애폴리스가 문제 도시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현 행정부는 불씨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불법 입국 혐의로 ICE에 체포된 남성 측이 구금이 잘못됐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민 당국이 법원의 명령을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질타도 나왔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30년 전 미국에 불법 입국한 에콰도르 남성 후안 로블레스는 지난 6일 ICE 단속에 걸려 구금됐다.
로블레스의 변호사는 법원에 구금이 잘못됐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미네소타주 연방법원의 패트릭 J.쉴츠 법원장은 연방법을 잘못 해석해 구금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로블레스에게 구금과 관련한 항변 기회를 주거나 석방하라고 이민당국에 명령했으나 ICE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로블레스의 변호인이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직무대행의 법정 모독 혐의에 관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자, 그제야 부랴부랴 석방을 단행했다.
쉴츠 판사는 법정 모독 사건 판결문에서 “ICE는 그 자체로 법이 아니다. ICE는 법원의 명령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다른 소송 당사자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명령이 뒤집히거나 무효로 하지 않는 한 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쉴츠 판사는 판결문에 지난 1월 1일 이후 ICE가 이행하지 않은 74건의 이민 사건과 관련된 96개의 법원 명령 목록을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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