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고령 고관절 수술로 이동권 지켜 골절 후 시간 지나면 합병증 위험 평소 조명 밝게, 단백질 보충을”

4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만난 김광균 정형외과 교수가 고령 환자의 고관절 골절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양대병원 제공]
최근 108세(주민등록상 106세) 할머니가 고관절에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안 그래도 어려운 고관절 수술을 초고령 환자에게 성공했으니 의료계의 이목도 쏠렸다. 수술을 집도한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지난 24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만났다. 그는 100세가 넘은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는 이유로 “환자의 이동권”을 들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동권을 잃어버린 고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들은 우울증 발생률, 자살률이 높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흡인성 폐렴이나 뇌졸중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혼자서 화장실을 못 갈 정도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니 최소한의 인격 유지도 어려워지고, 간병하는 자식들도 점차 힘에 부치게 된다”며 그는 안타까워했다. 그는 2013년에도 엉덩이뼈가 부러진 100세 할머니에게 인공관절 치환술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관절 골절이 많이 생기는 연령대가 있습니까.“나이 들면 여러 부위에 골절이 생길 수 있어요. 보통 50~60대에 골다공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손목뼈가 많이 부러지고, 70세쯤 되면 척추 뼈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80대부턴 고관절 골절이 많이 발생해요.”
-고관절 골절이 치명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고관절이 골절되면 옴짝달싹할 수가 없어요. 움직이질 못하고 누워만 있게 되니까 욕창이 생기기 쉽고, 음식을 삼키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나이가 들면 원래도 음식을 잘 못 삼키는데, 고관절이 골절되면 더 못 삼키니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흡인성 폐렴이 잘 생겨요. 사망 가능성이 있어서, 음식 삼키는 능력이 많이 떨어진 환자에겐 병원 입원 후 수술 전까지 아예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고관절 골절 수술은 빨리 하는 게 좋겠습니다.“고관절이 골절된 후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10~20%씩 올라간다고 보고돼 있을 정도에요. 그래서 환자가 병원에 바로 온 경우엔 고관절 골절 발생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수술하려 노력합니다. 수술을 미뤘다가 1주일이나 한 달 뒤 다시 병원에 온 환자를 보면 그 사이에 혈전이 생긴 경우도 많아요.”
-수술을 망설이는 분들도 있나 봅니다.“수년 전 통계지만, 고관절 수술을 해도 통상 10~20%는 1년 안에 사망해요. 그러나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률(2년 내 70% 이상)이 더 높습니다. 고관절 골절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는 이유는 수술 후 건강히 살 가능성이 높아지고, 살아 있는 동안 최소한의 자기 존엄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움직이지 못하면 대변 후 뒤처리도 남이 해줘야 하거든요. ‘수술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지만, 수술하면 희망이 있다’는 어느 의학 드라마 대사가 고관절 골절 수술에 딱 해당하는 말이에요. 최근엔 기술도 발전해서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고관절 골절 수술은 30분 정도면 끝납니다. 보통 전신이 아니라 하반신 마취를 하고, 수술하면서 지혈제도 써서 출혈 부담도 적어요.”
-이번에 수술한 108세 할머니는 어땠습니까.
“집에서 있었던 낙상 사고가 고관절 골절의 원인이었어요. 할머니와 가족들이 수술에 적극적이어서 빠르게 인공관절 치환술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고관절 골절 수술은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법, 쇠를 넣어 부러진 뼈를 고정시키는 방법이 있어요. 할머니는 대퇴골 윗부분(경부)이 부러진 터라 뼈가 잘못 붙거나 안 붙을 가능성이 높고, 연세가 있어 재수술도 어려워 인공관절 치환술을 진행했습니다. 인공관절은 20~30년 쓰기 때문에 고령 환자는 재수술을 하지 않아도 돼요. 다만 젊은 고관절 골절 환자는 나중에 인공관절을 바꾸는 재수술을 해야 할 수 있어 가급적 기존 뼈를 붙이는 수술을 합니다.”
-수술 후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합니까.“수술 후 3개월까진 혈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주기적으로 해야 하고, 그 이후엔 탈구가 되는 자세를 피해야 합니다.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과하게 안으로 돌리면 탈구가 일어날 수 있는데, 탈구가 반복되면 재수술해야 해요. 병원균 감염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인공관절은 면역력이 없어 세균이 한 번 달라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고 감염이 퍼질 위험이 있거든요. 특히 구강 위생 관리가 중요해요. 만약 치아^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그 세균이 혈액을 타고 인공관절까지 옮겨갈 수 있습니다. 인공관절이 감염되면 관절 부위에 심한 통증과 부기, 발열이 생기고 걷기가 힘들어져요. 만성적으로 염증이 계속되면 인공관절이 헐거워져 다시 수술해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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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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