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동의 여부가 관건…美-이, 하마스 거부시 고강도 조치 예고
▶ 일각선 “하마스 ‘무장해제·이 단계적 철수’ 수용 어려워” 회의론 제기
▶ 트럼프 “평화위원회 의장 맡겠다”…’중동 평화 빅픽처’ 현실화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2025.9.29[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공개한 '가자 평화 구상'에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합의하면서 2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 전쟁이 중대 기로를 맞은 모습이다.
또 다른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까지 여기에 동의한다면 가자 전쟁 2주년(10월 7일)을 앞둔 시점에서 전쟁이 중단되고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 통치체제 정비 등 후속 조치가 속도감 있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마스가 이번 종전안을 거부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에 대한 고강도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중동 정세가 한층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을 공개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 구상에서 "가자지구는 테러 없는 지역이 되고,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재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구상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를 수용할 경우 전쟁은 즉시 중단되며 모든 인질은 72시간 이내에 석방된다.
인질 석방 뒤 평화적 공존과 무기폐기를 약속하는 하마스 구성원은 사면해주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철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후 가자지구는 임시 과도 통치기구의 통제를 받게 된다.
팔레스타인 주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중립적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일상적 행정 업무를 맡게 되며, 이 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새로운 국제관리기구인 평화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구상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집트, 터키, 파키스탄 등 주요 아랍국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회견에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당신의 계획을 지지한다"며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하마스는 무장해제될 것이고 가자는 비무장화될 것"이라며 "가자지구에는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도 운영하지 않는 평화로운 민간 정부가 수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하마스가 이번 평화 구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일단 수락한 뒤 사실상 합의를 어길 경우 "이스라엘은 스스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하마스 제거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마스가 종전안을 거부한다면 이스라엘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있어 더욱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 지원 방침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격적인 평화 구상을 내놨지만, 최대 변수는 하마스의 동의 여부다.
하마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하마스 간부인 마흐무드 마르다위는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 문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무장 해제' 등의 요구 조건을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제안에는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고, 이스라엘 군의 전면 철수가 아닌 그보다 낮은 수준의 철수를 받아들이라는 내용이 담겼다"며 "하마스가 이번 요구를 수용할 개연성이 낮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가자 종전안을 발판으로 '중동 평화'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뒤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가자 전쟁을 끝낼 방안을 논의했지만, 그것은 '중동 평화'라는 더 큰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수년, 수십 년, 심지어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죽음과 파괴를 종식시키고, 지역 전체를 위한 새로운 안보·평화·번영의 장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잘 맺은 나라들은 번영했고 이스라엘 파괴나 멸망에 자원을 집중한 나라들은 쇠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스라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부터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지역 내 다른 국가 사람들과 공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후반인 2020년에도 이스라엘이 UAE, 바레인, 모로코 등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내용의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중재한 바 있다.
종전 합의가 최종적으로 이뤄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관리기구인 '평화위원회' 의장을 직접 맡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의장을 맡은 배경에 대해 "내가 요구해서가 아니다"라며 "나는 매우 바쁘지만, 아랍 세계 정상들과 이스라엘, 관련자 모두가 나에게 이것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 '피스메이커' 역할을 자임하는 것은 노벨평화상 수상을 향한 개인적 열망과 떼놓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재집권 7개월 만에 본인이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밝혀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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