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서 ‘법인카드 의혹·대구시장 출마설’ 놓고 설전
▶ 방통위법 공청회 계획서 채택…5일 조직개편 관련 전문가 의견 수렴

(서울=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9.2
여야는 2일(한국시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다시 한번 충돌했다.
이날 회의는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등 제정 법안에 대한 공청회 계획서 채택, 소관 기관 2024년도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 안건을 의결하자는 취지였으나 이 위원장에 대한 공방전으로 번져 4시간 30여분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다는 점, 감사원으로부터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으로 주의 조치를 받은 점 등을 언급하며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에서 임명된 이 위원장을 쫓아내려 하는 등 방송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맞섰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최근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가 '이 위원장에게 대구시장 공천을 줘야 한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이 위원장 하나 때문에 '방송 3법' 개정으로 방통위가 해야 할 일들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까지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이훈기 의원도 이 위원장에게 "(대구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당당히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임기를 마치면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은) 남은 임기를 마치거나 그 전에 직권 면직이 되면 '보수의 여전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대구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것 아니냐. 그냥 꽃놀이패"라고 주장했다.
이정헌 의원은 이 위원장이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법인카드로) 빵을 구입하는 순서 등에서 (이 위원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한다. 대전MBC 법인카드 사용 기준을 따져보면 1만원 미만 소액결제는 법인카드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종면 의원도 지난달 27일 이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해명한 글을 두고 "저희가 이미 파악해 청문회 때 수도 없이 얘기했던 내용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설명하고 해명하라는데 '업무용으로 썼습니다'고 하는 건 동문서답"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가세했다.
최 위원장은 이 위원장이 법인카드로 롤케이크를 구매한 시점에 해당 제과점에 출고된 롤케이크 개수를 직접 확인했다면서 "다 해서 7개밖에 없었다. 계속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고 있다는 의심을 걷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을 엄호했다.
박정훈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을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한 영상을 재생하며 이 위원장 면직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점수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을 언급하며 "점수를 조작한 사람을 면직하는 것을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던 정부에서 공무원의 중립을 어기는 발언을 해 감사원에서 주의를 받았다는 이유로 (이 위원장을) 면직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위를 무력화해 제대로 기능할 수 없게 만든 게 민주당인데 그 책임을 이 위원장한테 다 떠넘기고 있다"며 이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노골적으로 방송을 장악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수진 의원은 유시춘 EBS 이사장이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언급하며 "같은 잣대라면 유 이사장은 이미 오래전에 직권면직이 돼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장겸 의원은 "민주당 주장은 '법인 카드를 마음대로 썼다는 혐의가 있으니 사퇴해야 한다. 출마 의도를 가졌으면 사퇴하라'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며 "문재인 정권에 이어 이재명 정권의 내로남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는 서울시장,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강원지사,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시장,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충남지사에 각각 출마할 것이라는 건 어디서나 예상하고 있다"며 "그런 논리라면 이분들 다 사퇴해야 한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직권면직 운운하며 사퇴하라는 것은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방통위 조직 개편을 골자로 한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등 제정 법안에 대한 공청회 계획서가 채택됐다.
과방위는 오는 5일 공청회를 열어 학계 등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이들 법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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