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홍 HUB 천하 대표
지난 1월 발생한 LA산불로 집을 잃은 소유주들이 최근 실제 복구 비용 저평가를 이유로 USAA와 AAA계열의 보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주요 내용은 보험사가 360밸류(360Value)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복구(replacement) 비용을 실제보다 낮게 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들에게는 보장액이 충분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피해 복구나 재건축에 턱없이 부족해 적지 않은 금전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면 말리부에 위치한 1,872스퀘어피트 주택의 경우 리모델링 후 71만3,000달러의 건물 보상과 125%의 복구 추가 커버리지(ERC: Extended Replacement Cost coverage)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산불로 폐허가 된 후 재건축 비용 견적을 받은 결과 스퀘어피트 당 800달러를 훌쩍 넘었다. 그런데 보험 가입 때 보험사가 계산한 비용은 고작 스퀘어피트 당 380달러에 불과했다. 추가 커버리지를 사용해도 턱없이 부족해 상당한 비용을 결국 집 주인이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이 소송은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를 계기로 왜 부분 복구나 재건축 비용 산정 금액이 현실과 동떨어지는 것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360Value 시스템은 주소만으로 기본적인 공공기록만 기반으로 하는 한계로 정확한 정보 입력 없이도 자동 산정이 가능하고, 이번 산불 처럼 특수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리고 보험에 가입할 때 가장 정확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나중에 리모델링 등을 했을 때 이를 업데이트 하지 않았다면 이 역시 주요 원인일 수 있다. 주택 보험은 면적, 주택 유형, 내장재의 품질 등을 기준으로 건물 보상 한도를 정하지만, 주택 소유주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보험사는 정확한 건물 보상 한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주택에 변화가 있다면 담당 에이전트와 꼭 논의해야 한다.
또한 보험 약관에는 건물 보험 한도가 낮을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해당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한도 상향을 요청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LA산불과 같은 초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자재 수급이 부족해지고 인건비는 더욱 뛰어오르기 마련이어서 화마에 집을 잃은 사람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보험에 가입하고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점은 주택의 복구나 재건축 비용 기준 자체가 낮다면 ERC를 가지고 있더라도 결국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사가 보내오는 보험료 청구서에 따라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즉 보험료 절감에만 집중하다 보면 실제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적어도 1년에 한 번 갱신을 앞두고 자신의 주택보험 커버리지에 대해 꼼꼼하게 리뷰를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방을 고급으로 바꾸거나 마루를 교체하는 등의 변화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험사에 알려줘 나중에 화재 등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또 필요하다면 보험 가입을 마무리 하기 전에 주방, 화장실, 침실, 벽난로, 천정 선풍기, 샹들리에 등 집 전체를 사진으로 찍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제 복구 비용이 얼마나 되는 지를 알아본 뒤 보험사의 보상 한도와 비교해 보는 자세도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ERC 같은 커버리지를 추가해 기본 보험 보상의 부족분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만약 보다 확실한 보장을 받고 싶다면 실제 복구 비용이 얼마가 들 든 전액을 보장해 주는 GRC(Guaranteed Replacement Cost)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 커버리지는 극소수의 보험사만 제공한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ERC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일반 보험사는 ERC를 125% 또는 150%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대책들은 보험료 부담을 높이게 되겠지만, 그래도 어차피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 보험인 만큼 현실적인 주택 가치 평가와 이에 맞는 보험을 갖추려는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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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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