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월요일)는 5월 26일인데 그 전 주말부터 사흘 동안 연휴다. 이날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시행날짜에 대한 변천은 다양하게 진행되어 온 줄 안다. 처음엔 남북전쟁(Civil War)부터 비롯되어, 1-2차세계대전 및 한국전쟁 등 기타 여러 곳에서 전몰한 장병들을 함께 추모하며, 국립묘지를 포함한 관련 시설에 국기와 꽃들로 장식하여 그 공적을 기리며 추모해왔다. 한국의 현충일과 유사한 날이다.
이때부터 비공식적으로 여름의 시작 삼아, 9월 초 ‘Labor Day’(9월 첫번째 월요일)에 여름이 끝나는 것으로 계절의 리듬을 누린다. 즉, 그 석 달 동안을 보통 여름으로 치부하며, 휴가나 방학 기간으로 활용하거나 특별활동을 하는 기회로 인식하고 하절기 연중계획을 세워 준비해 나가는 관행이 되었다. 이제 강해지는 더위를 대하며 가을이 올 때까지 시원함을 누릴 수 있도록 차분히 대비하여야 하리라.
‘메모리얼’은 기억하고 기념함을 뜻하지만, 그 대상과 주체 및 문맥에 따라 그 의미와 느낌이 다를 것이다. 누군가 고인이 되었을 경우 그이와의 관계 즉, 가족이나 사회 및 국가적 좌표에 따라 그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관점과 방식이 다를 터. 이를테면 당사자의 유가족이나 친척 등 사적인 경우와 군인과 경찰 및 소방과 같은 국가 사회적 공공임무를 띤 인사의 전사나 순직 등의 공적인 경우를 들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대상은 국가적 차원에서 초점이 맞추어져, 주로 작전중 사망한 군인들을 가리킨다. 군인들의 사명인 국방이 무너지면 국가가 존립할 수 없으니, 국가를 경영하거나 은덕을 입는 정부나 국민으로서는 이들이 절대적 관심사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유가족과 친지는 물론, 대통령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그 죽음의 가치를 되새기고 당사자들을 명예롭게 장엄하려 함은 필요하고 당연한 일이다. 누구나 국가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적인 인연을 넘어 국가공동체 정신으로, 국군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는 데 나름대로 동참함이 마땅하리라 생각된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현충일(6월6일)에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며 기린다. 근년에는 고려 때의 대몽골전쟁, 조선 중기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및 말기의 각종 의병, 일제 강점기의 광복군과 독립운동 전사들, 대한민국 이후 6.25. 전쟁과 월남전 및 유엔평화유지군 등의 국내외 대의명분에 따라 필요한 작전중 사망한 분들을 모두 기리는 공공작업도 시도되는 줄 안다. 평소에 사찰에서는 조석예불과 불공 시식 등의 법요식 가운데, 집전자와 신도들이 항상 조상 영가와 아울러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의 정토왕생 등 명복을 삼보 전에 축원 올린다.
이른바, 불교의 ‘호국사상’은 뭇생명의 생활 터전인 나라를 올바르게 지켜내자며, 직접 참여하거나 국방에 헌신하는 다른 분들을 기리고, 민족 공동체의 안녕과 건전한 발전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즉, 평소에는 국가다운 바람직한 국가를 건설하고 발전시키며 유지에 노력하면서, 정의로운 국가가 도전을 받으면 그를 수호하기 위한 행동을 함이며, 이는 무도하고 부당한 정권을 보호하는 일과는 사뭇 다른 차원이다. 오히려 반민주적 불법 부당한 정권은 경책하면서 따르지 않는다면 축출시키고 진정한 공복의 의무감과 자세를 갖춘 올바른 정부를 세우고 지키는 것이 진정한 호국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오해하거나 왜곡하여 남용함은 매우 불순하고 위험하며 반호국적이라고 할 수 있다.
메모리얼데이 사흘 전인 지난 23일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날이었고, 그분을 기억하는 제16주기추모식이 국내외에서 있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집단적 힘입니다”라는 말씀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겨울의 한국 비상계엄관련 내란을 눈보라 추위 속에서 온몸으로 막았던 젊은 여성 ‘키세스’들과 수많은 ‘빛의 운동’ 담지자들이 미국에서도 감동으로 주목되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지키자는 민주시민들의 노력으로 한국과 미국은 물론 지구촌 두루 자유민주주의가 펼쳐지고 있다. 국가와 민족을 지키고 사회정의와 평화세상을 위해 헌신하며 희생된 모든 전몰장병들과 호국영령들을 새삼 기리면서, 그분들의 왕생정토와 명복을 거듭 빈다. 나무본사 석가모니불! 워싱턴무량사에서, 두손 모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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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워싱턴무량사 회주 동국대 불교학과 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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