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총장, 유학생 등록 취소조처 “치명적”, 반 유대주의 빌미 정부 입김 확대
▶ 미 명문대 입학문 좁아져 보수층 불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를 상대로 외국인 학생 등록을 차단한 것이 미국 대학가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지금은 하버드대를 향하고 있지만, 미 명문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 지지세력의 불만이 언제든 다른 대학을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주요 대학의 지도부는 하버드대에 대한 연방정부의 조치 하나만으로 유학생 등록이 차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조치는 현재 법원 명령으로 효력이 중단된 상태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샐리 콘블루스 총장은 지난 22일 행정부의 조치가 나온 직후 낸 메시지에서 "연방정부가 하버드대의 국제학생 수용을 금지한 조치는 미국의 우수성과 개방성, 창의성에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콘블루스 총장은 "지금은 중대한 시기"라며 "국제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이 없다면 MIT는 MIT가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세력들이 미 명문대학들에 대해 진보성향으로 편향됐다는 주장과 함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해왔다고 지적했다.
겉으로는 반유대주의 근절을 명분으로 삼아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입학·채용 과정에 정부 입김을 강화해 DEI정책 폐기를 압박하고 진보주의 성향의 구성원이 학내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지점이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 버클리) 고등교육연구센터의 존 오브리 더글러스 선임 연구원은 "현재의 타깃은 하버드대이지만, 이는 곧 미국의 모든 주요대학의 자율성을 침식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이자 경고"라고 평가했다.
NYT는 또한 일부 보수 진영은 미 주요 대학에서 국제 학생 비중이 커지면서 미국 학생들이 손해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제이 그린 교육정책센터 선임 연구원은 "미국의 중상류층 자녀들이 하버드대 같은 곳에 들어가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더 많은 정원이 외국인으로 채워지면서 미국 학생 정원은 더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미 전국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이다. 다만, 학생들이 입학을 선호하는 주요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비중은 이보다 높다.
뉴욕대의 경우 전체 학생의 약 3분의 1이 유학생이며, 컬럼비아대 역시 5분의 2가 유학생이다.
하버드대 국제오피스통계(2024∼2025학년도 기준)에 따르면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약 6,800명이다. 이는 전체 학생의 약 2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버드대에 등록된 한인 학생 및 연구자는 총 434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학생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면서 유학을 떠나려는 다른 나라 학생들이 미국 외에 다른 국가를 고려하는 경향도 감지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를 상대로 면세 혜택 취소 위협, 연구 지원금 삭감 및 동결에 이어 지난 22일에는 유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하는 등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이에 하버드대는 정부를 상대로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이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SEVP인증 취소 효력은 일단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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