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올라탄 현대차
▶ 테슬라 25억㎞ 데이터 쌓을때
▶ 현대차 모셔널 240만㎞ 그쳐
▶ 코스모스, 가속컴퓨팅 활용 땐
▶ 로보택시 기술력 ‘퀀텀점프’
테슬라의 풀셀프드라이빙(FSD)은 매일 전 세계를 달리며 42일마다 1억㎞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쌓는다. 중국의 바이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사실상 규제가 없는 도로에서 24시간 달리며 1억 ㎞ 이상 로보택시를 운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은 어떨까. 최근까지 쌓은 무인 자율주행 누적거리는 241만㎞에 불과하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던 로보택시, 자율주행 사업에서 추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손잡고 자율주행차와 로봇 개발, 제조 공정 혁신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가 구축한 실제와 같은 가상공간에서 자율주행차로 데이터를 쌓고 가상의 공장과 로봇을 활용해 제조 시뮬레이션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플랫폼과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이용하면서 미래에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로보택시 사업 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로보틱스 등을 고도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가 현실 세계를 가상공간으로 구성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제조 혁신을 위해 실제 공장을 운영하기 전 가상 환경에서 공장을 만들어 운영하는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 또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으로 AI 기반 로봇을 개발한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엔비디아와의 동맹을 자율주행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물리법칙이 적용되는 가상 현실 플랫폼 ‘코스모스’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코스모스에서 자율주행차를 운영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 상대적으로 뒤처진 로보택시의 역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책임자(GSO)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로봇·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이런 혁신들을 내실화·가속화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내세운 그룹의 모빌리티 혁신 엔진에 터보를 달게 됐다. 주목할 부분은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이번 파트너십에 포함된 자율주행 분야 협력이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의 전기차 생산 기술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자율주행 시스템온칩(SoC)에서 세계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엔비디아와 밀착하면 모빌리티 혁신은 더 가속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현대차그룹이 테슬라 등 선두 업체들과 상대적으로 격차가 벌어진 로보택시 분야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자체 전기차(EV)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소형 EV3, 아이오닉5와 고성능 아이오닉5N, 대형 전기차 EV9, 아이오닉9까지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다만 모빌리티 분야의 성장 속도는 현대차그룹이 기대한 것보다는 더디다.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과도기인 하이브리드차(HEV)를 넘어 전기차 시대라는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전기차는 스마트홈·스마트시티와 연결된 모빌리티 디바이스(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토대로 전기차가 로보택시로 발전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규제에 발목을 잡힌 사이 로보택시 시장에서는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바이두가 추격을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한국은 높은 규제의 벽 때문에 실제 도로 환경에서 로보택시를 이용한 자율주행을 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전국 42개 지역에서만 자율주행을 허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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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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