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미국드라마 ‘삼체’(The Three Body Problem)라는 공상과학 드라마가 있다. 1966년 칭화대 광장에서 물리학부 교수 에저타이가 상대성 이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홍위병에게 맞아 숨지고 아내조차 두려움에 남편이 “반혁명적 빅뱅 이론을 가르쳤다”며 비난하는 장면을 딸 예원제가 지켜보고 있는 것이 드라마의 시작이다. 그후 인간에게 환멸을 느낀 예원제가 외계 생명체에게 지구의 좌표를 노출하여 인류의 운명을 바꾼다는 내용이다.
중국에서는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1, 2회를 연출한 홍콩 출신 쩡궈샹 감독은 실제 문혁을 겪은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세세한 분위기까지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문혁기간 반혁명분자는 서양의 악마와 같은 존재에 대한 규정이었다.
서양의 중세는 암흑의 시대였다. 무슨 변고가 생기면 종교재판이 열렸고, 수많은 목숨들이 잔혹한 고문과 함께 악마화되어 죽었다. 이런 사회에 살았던 사람들은 자연히 집단 폭력의 가해자이며 또 피해자였기에 모두가 트라우마를 겪을 수밖에 없다.
중국의 문혁은 10년 동안 2,100여년 전 진시황제의 분서갱유 이후 가장 심각하게 중국의 유적, 전통문화, 역사적 자료들을 파괴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학살한 광기의 시대였다. 그 시작은 마오의 모순론이었다. 막스의 자본론에서 세상에는 여러 모순이 있고, 그중 역사발전의 원동력은 지배계급과 피지배 계급간 투쟁이라고 하였다. 공산주의 혁명의 승리로 계급이 사라졌는데 역사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라는 논쟁에서 마오는 주요 모순인 계급모순이 해결되면 부차적 모순이 주요 모순이 된다. 그래서 지식인과 노동계급의 모순이라고 하면서 지식인 타도에 나선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논리이지만 마오의 모순론은 ‘선악 이분법’이었다.
미국의 오래된 문제 인종차별도 흑백논리고 선악 이분법이다. 이런 미국의 선악이분법은 정치에선 증오와 대립을 부추기고 있고 외교에선 악마화 전략에 매달리게 하고 있다.
군인에서 CIA 국장, 외교관으로 주한 미대사를 지냈던 도널드 그렉은 회고록 “역사의 파편들”에서 북한, 베트남, 이라크, 러시아에 대한 외교 실패 원인을 상대의 악마화 전략이었다고 했다. 이 전략은 미국이 가진 엄청난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고 낭비하게 만들어 스스로를 끊임없이 곤경에 몰아넣어 결국 미국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이러한 전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촉발시켰고, 미국의 적은 악마고, 악마는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라는 선악 이분법에 사로잡혀 이제 미국은 악마 러시아를 제거하기 위해서 3차 대전을 벌여야할 판이다.
이 시점에서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구하기 위해 러시아와 미국이 3차 대전을 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전쟁을 멈추게 해야 할지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판단해야한다. 전황은 빠르게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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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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