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화여대에서 일어났던 김활란 전 총장과 관련된 데모가 식기도 전, 조지 워싱턴대학을 포함한 미 주요 대학에서는 가자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데모가 급물살을 타며 졸업시즌을 앞두고 주요 뉴스로 등장했다. 바로 그 시기에 이집트에 오게 되면서 몇몇 주변인들이 중동의 불안한 정치와 전쟁 중 여행 간다며 우려 섞인 의견을 전달해왔다. 나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개인 하나하나의 가치관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 50년 한국역사에서 상아탑들의 역할은 지대했다. 젊은이들에게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가르쳤고 또한 그들이 몸으로 실현시켰다. 그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의 대학생들은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주요대학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에 대하여 러시아와 이슬라엘 정부에 항의하며 데모하는 모습을 볼 수 없고 중국 정부 또는 일본 정부의 강압적인 태도나 무책임한 발언들에 대한 데모를 볼 수 없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반면 모교의 전 총장에 대한 모욕적 발언 또는 의과대학생 증원 등 이슈에는 발 벗고 나서는 모습에서 근시안적이며 너무나 내국 이슈에 집착하고 각 대학이나 학과 중심의 이기적인 모습만 보이는 듯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글은 전적으로 평화적 데모만을 지지하며 불법시위는 반대함을 밝히는 바이다. 따라서 조지 워싱턴 대학과 다른 대학에서의 불법시위는 규탄 하는 바이다. 그러나 먼 중동에서의 사태에 관하여 미국에서 대학생들이 정의와 평화를 외치는 것은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행위다. 대국 아니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시선은 좀 더 넓고 멀리 귀는 좀 더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결코 그 당시 일반 대중들의 관심 밖이라 할지라도 진리와 진실을 추구하는 대학에서만이 할 수 있는 고유권한이며 의무라고도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념을 가지고 외쳐야한다. 나일강 선박 선상에서 이집트 고고학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그가 내게 물었다.
“한국은 어떻게 그렇게 발전할 수 있었나요?” 나는 한국 젊은이들이 그렇게 했습니다, 라고 답했다. 사실 세상을 변하게 한 것은 모두 젊은이들이었다. 혁명가, 철학자, 사상가, 정치인, 과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문학자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바꾼 이들은 젊은이들과 그들의 신념이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로 이어지는 경제인, 개혁자들 모두 자수성가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로 인해 미국은 최고의 호황을 이어가고 있고 매일 새 세상이 열리고 있다.
앞으로 50년 한국의 젊은이들이 선배들이 세운 공든 탑 위에 더욱 전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국제사회 이슈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몸으로 행동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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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안 조지워싱턴대 한인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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