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안보리 휴전결의 통과 묵인하자 이스라엘은 대표단 파견 취소
▶ 대선 앞둔 바이든, 친이스라엘 정책에 지지층 일부 떠나자 기류 변화

작년 10월18일 정상회담하는 바이든과 네타냐후[로이터=사진제공]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갈등이 파국 양상으로 치닫을 위기다.
미국이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 요구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 행사(반대표)가 아닌 기권을 택해 결의가 통과되도록 하자 이스라엘은 전쟁 관련 협의를 위한 방미 대표단 파견 계획을 취소했다.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양국의 공조 태세에 이번처럼 큰 파열음이 난 순간은 없었다.
개전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반격 권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작년 10월18일 이스라엘을 직접 찾은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벤구리온 공항에서 나눈 포옹은 양국의 연대를 상징적으로 말해줬다.
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안보리의 휴전 결의안에 잇달아 거부권을 행사하며 이스라엘의 공세에 힘을 실어줬다.
개전 초반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2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병존하는 것) 지지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반대 입장에 네타냐후 총리가 이견을 노출하면서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긴 했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이스라엘의 입장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그랬던 바이든 대통령의 기조가 바뀐 것은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3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 감지된 중동정책에 대한 지지층의 반감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에 불만을 품은 무슬림과 젊은 진보층 유권자들이 조직적으로 '지지후보 없음' 투표 운동을 벌인 것이다.
지난달 27일 미시간주, 이달 5일 미네소타주 등 대선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경합주 경선에서 각각 두자릿 수의 '지지후보 없음' 표가 나오면서 바이든 캠프는 비상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피난민 100만명 이상이 체류중인 가자 남단 라파에 대한 지상전 준비에 들어가자 양측 갈등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미국 여당인 민주당 상원 1인자 척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상원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 교체를 의미하는 '선거 실시'를 이스라엘에 촉구하면서 네타냐후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어 지난 18일 양국 정상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 지상전에 '깊은 우려'를 표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축출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서로 엇박자를 냈다.
그 때만 해도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 지상전 논의를 위한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키로 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려 했으나 25일 미국이 안보리 휴전 결의안에 기권하자 대표단 파견 취소라는 '외교적 강수'를 두며 반발했다. .
양측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은 두 정상 모두 정치적으로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지속 및 승리 외에는 자신의 정권을 연장할 명분이 없어 애초부터 퇴로가 마땅치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외나무 다리 재대결로 치러질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중동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지지층 민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 입장에선 이스라엘에 치우친 대외정책을 고수하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력도 고려해 안보리내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에 대해선 거부권 행사 대신에 기권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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