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머 원내대표, 네타냐후 ‘퇴진’ 직격탄
▶ 바이든도 인적 피해 심각한 우려 표명
▶ 미-이스라엘 관계 새 전기 역사적 순간

가지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난 13일 이스라엘 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파괴된 한 거주 지역에서 자전거 등 생활 도구들을 챙기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미국 내 대표적 친이스라엘 인사로 꼽히는 척 슈머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스라엘 지도부 교체를 사실상 촉구하는 발언을 하면서 전통적 우방이던 미국과 이스라엘 간 파열음이 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슈머 원내대표가 이날 이스라엘에 새로운 선거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과 슈머 원내대표 등 (이스라엘에) 호의적이던 인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인내심을 잃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그간 이스라엘에 적용하던 ‘공적으로는 포용, 사적으로만 압박’ 전략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도 공개적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회의에서 “매우 많은 이스라엘인이 정부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 중대한 시점에 나는 새로운 선거가 이스라엘의 건전하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연방 상원 일인자이자 유대인 출신인 슈머 원내대표는 그동안은 민주당 일각의 친팔레스타인 행보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인사로 분류됐다.
그런 그가 이날 이스라엘을 직격한 건 “백악관에서 상원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가장 친이스라엘적 목소리조차 즉각적이고 과감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워싱턴 DC 소재 아메리칸 대학의 이스라엘 정치학 교수 가이 지브는 “오늘 슈머의 연설은 미국-이스라엘 관계에서 역사적 순간”이라며 “그는 이스라엘 국민을 향해 지도자를 교체할 때가 왔다고 말한 데 이어 미국이 향후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를 조건부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개전 초기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의 비난과 외교적 고립을 감수해왔으나 전쟁 장기화와 맞물려 친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에 대한 지지층 표심 이반을 겪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고 가자 내 인도주의 참사를 해결하는 데 이스라엘이 협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인도적 지원과 관련된 우리의 수사는 더욱 날카로워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9일 MSNBC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국경에 있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레드라인’(저지르면 대가를 치를 기준)으로 규정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를 끼친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소속 연구원 샬롬 립너는 “민주당의 저명한 원로 그룹이 예루살렘에서 선출된 정부를 공개 비난하는 것은 미국 내 이스라엘 위상이 심각하게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에도 척 슈머 원내대표가 사실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교체를 요구한 연설을 칭찬하면서 라파 공격에 나서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슈머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한 언론 질문을 받고 “그는 좋은 연설을 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자신만이 아니라 많은 미국인이 공유하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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