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00억불 달해 신기록
▶ 가주만 14억불 5배 증가
▶ ‘생명보험 현금화’ 사기 등 한인들도 잇달아 피해
최근 50대 한인 김모씨는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무심코 받았다가 깜짝 놀랐다. 상대방은 자신이 은행 직원이라며 김씨의 계좌에 문제가 생겨 5만 달러의 예금액을 잠시 옮겨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의아한 마음에 은행 측에 확인하니 전혀 사실이 아닌 사기 시도였다.
이처럼 한인들의 일상에도 깊숙히 늘어와 있는 각종 사칭사기와 투자사기 등이 지난해 급증하면서 피해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총 100억 달러 이상의 사기 피해가 발생했는데, 주별로 캘리포니아에서만 14억 달러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FTC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256만6,261건의 사기 신고가 있었으며, 이중 27%인 69만984건에서 재정 피해가 발생했는데, 합산 피해액은 총 100억2,130만5,005달러로 집계됐다. 피해액은 전년도의 87억6,736만6,822달러와 비교해 14.3% 증가한 액수로, FTC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겨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사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시작된 이후 특히 크게 증가했는데, 그 전인 2019년의 19억106만4,357달러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주별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해 약 13억8,120만 달러의 피해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4년 전의 2억8,590만달러와 비교해 약 4배로 늘어났다.
유형별로는 사칭 사기가 가장 빈번했고, 이어 온라인 샤핑, 복권 또는 경품 당첨, 투자 관련, 사업 제안 또는 취업 관련, 인터넷 서비스, 전화 서비스, 헬스케어, 여행 및 여가 관련, 외국 자금 및 가짜 체크 스캠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액 면에서는 투자 관련 사기가 가장 심각했는데, 지난해 전국적으로 약 46억4,200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중간 피해액은 7,768달러였다. 투자 관련 사기 피해액은 전체 피해액의 75%를 차지했다. FTC의 마리아 마요 소비자 대응 및 운영 부서 부국장은 사기범들이 투자 교육을 해주겠다며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FTC는 2022년까지는 전화를 통한 사기가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이메일을 이용한 사기가 전화 사기 건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사기 유형은 갈수록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한인들 역시 피해를 입고 있다. FTC에 따르면 한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타인의 생명보험 현금화와 관련된 변호사 사칭 사기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변호사를 사칭하는 사기범이 한 고객이 사망했고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미청구 생명보험에 가입된 상태인데, 피해자가 고인과 동일한 성씨 및 국적이기 때문에 보험 계정에 추가하여 변호사의 로펌, 자선 단체가 보험금을 분할 지급받게 된다고 주장하며 개인정보 혹은 수수료 명목의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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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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