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여름철에 주로 걸리는 질병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면 유독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 바이러스가 ‘노로바이러스’다.‘겨울철 식중독 주범’인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 ‘독종’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11월부터 시작해 다음 해 3월까지 많이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2021년 11월에 522명, 12월 1,456명, 2022년 1월 2,699명, 2월 2,548명, 3월 996명이었다. 이 밖에 로타바이러스·장관아데노바이러스·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등도 겨울철에 식중독을 일으킨다.
◇생굴 등 어패류·오염된 지하수 통해 감염
노로바이러스는 1986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 지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환자들의 대변에서 처음 확인됐다. ‘노워크 바이러스’로 불리다가 2002년 노로바이러스로 바뀌었다. 이 식중독을 미국에선 ‘겨울철 토하는 병(winter vomiting bug)’ ‘장(腸) 독감(intestinal flu)’ 등으로 부른다.
노로바이러스는 27~40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크기로, 60도에서 30분간 가열해도 감염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영하 20도에서도 죽지 않고 냉동ㆍ냉장 상태에서 감염력을 수년간 유지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입자로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은 데다 감염자 구토물이나 분변 1g당 1억 개 정도의 노로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위·장에 염증을 일으키고 24시간 잠복기를 거친 뒤 설사ㆍ구토ㆍ복통 등이 1~3일 발생한다. 회복 후에도 3일~2주 정도 전염력이 유지된다.
최재기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대부분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며 “치료제가 없어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막는 보존적 치료(정맥 주사)를 하고, 스포츠·이온 음료 등으로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면 된다”고 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지하수·생굴 같은 어패류를 통해 감염된다. 감염된 사람이 사용한 물건을 만지거나 환자가 이용한 화장실을 같이 이용해도 옮을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85도 넘게 1분 이상 가열해 먹어야 한다. 그래야만 노로바이러스가 죽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굴은 생으로 먹기보다 익혀서 먹어야 한다.
굴을 생으로 먹으려면 3% 소금물에 10분간 담갔다 씻거나, 무를 갈아 5분 정도 담가두고 여러 번 씻으면 이물질 제거에 도움이 된다. 또한 레몬즙이 섞인 물이나 식초물에 담갔다 꺼내면 굴 비린내를 줄일 수 있다.
지정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겨울철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많은 이유는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어패류나 해산물이 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익히지 않고 많이 먹기 때문”이라며 “겨울철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음식은 되도록 익혀 먹어야 한다”고 했다.
노로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이기에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외출 후, 음식 조리 전, 공중 화장실 사용 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표면 부착력이 강해 세정제로 30초 이상 손가락ㆍ손등ㆍ손끝 등을 깨끗이 씻는 게 중요하다.
◇로타·장관 아데노·클로스트리디움 바이러스도 장염 유발
‘가성 콜레라’로 불리는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한 구토와 설사를 일으켜 탈수가 심하고 전염성도 강하다. 주로 고열ㆍ구토로 시작해 2~3일 뒤에는 심한 설사를 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어린이의 95%가 5세가 되기까지 한 번 이상 걸릴 정도로 흔하다.
로타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람 간 접촉을 통해 대변-구강 경로로 전파되지만, 생존력이 아주 강해 오염된 음식이나 물, 장난감, 가구 등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일단 감염되면 수액을 보충해 탈수를 막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이 개발돼 예방접종하면 막을 수 있고 감염돼도 쉽게 회복된다. 생후 2개월이 넘은 어린이에게 접종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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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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