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에 비슷한 취지 소송 이어져 명문고서도 “아시아계 차별” 주장

지난 6월 하버드대 등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입학 정책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는 워싱턴 연방대법원 바깥에서 찬반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다. [로이터]
연방대법원의 대학 입학 소수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한 위헌 결정의 파장이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다양성 보장을 위해 여러 인종을 채용하려는 로펌 등 기업 대상 소송이 잇따르고, 명문고 입시에서도 소수자 배려 정책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는 등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던 미국의 평등·차별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끓어오르는 모양새다.
22일 월스트릿저널(WSJ)은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을 이끌어낸 변호사 에드워드 블룸이 유명 로펌 두 곳의 소수자 대상 장학금을 법정에 세웠다고 전했다. 대다수 미국 로펌은 백인 남성 일색인 법조계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블룸 변호사가 설립한 ‘미국 평등권 연합(AAER)’은 로펌 ‘퍼킨스코이’와 ‘모리슨앤드포스터’가 유색 인종, 성소수자, 장애인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두고 “비장애인 이성애자 백인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6월 나온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판결은 미국 곳곳에서 백래시(사회의 진보적 변화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발)의 명분이 되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인 주의 법무부 장관들은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에 서한을 보내 “채용, 승진 등에서 인종을 고려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AAER은 또 ‘유색 인종 여성이 운영하는 벤처기업에 최우선적으로 투자한다’는 벤처캐피털 ‘피어리스펀드’의 정책이 차별이라며 제소했다. 다른 보수단체들도 아마존, 스타벅스 등 기업의 인종·성별 배려 정책을 겨냥한 소송에 나섰다.
대학 입시뿐 아니라 이른바 명문고 입학을 둘러싼 인종 갈등도 치열해졌다. 유명 공립고교인 버지니아주 토머스제퍼슨과학기술고(TJ)는 입학 기준 변경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의 반발을 샀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TJ는 2020년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종차별 문제가 거듭 부각된 이후 성적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배경 등 성장 환경을 고려해 학생을 뽑아왔다. 그 결과 아시아계 재학생 비율은 73%에서 54%로 줄었고 흑인, 히스패닉, 백인 학생은 늘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한 ‘TJ연합’은 “새 입학 전형이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면서 보수 법률단체와 함께 소송을 냈다. 연방법원은 TJ연합의 손을 들어줬으나 항소법원이 지난 5월 “아시아계 차별 의도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연방대법원으로 가게 됐다.
TJ연합의 변호인 조슈아 톰프슨은 “이번 소송은 (대학 입시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에 이은) 다음 개척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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