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세기 전 인종차별적 개념으로 구획된 시애틀의 소위 ‘적색지역(redlined)' 주민들이 오늘날에도 타 지역 주민들보다 대기오염에 더 많이 시달리고 있음이 워싱턴대학(UW)이 발표한 최신 연구보고서에서 재확인됐다.
적색지역은 1930년대 ‘주택소유자 대출공사’(HOLC)가 모기지 융자상환의 안전등급을 지역별로 A(최선), B(차선), C(반드시 거부), D(위험) 등 4 등급으로 구분하고 최하위인 D지역 동네들을 지도에 빨간색으로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적색 동네들은 대개 산업시설이 많고 간선도로가 관통하거나 주변에 공원 등 녹지가 부족한 지역이며 주로 유색인종과 저소득층 주민들이 밀집해 있다. HOLC 등급은 1960년대 공식 폐지됐지만 오늘날에도 그 폐해가 남아 있다.
UW 보고서는 2010년 연방정부 센서스의 지역별, 인종별 데이터, 미국 커뮤니티 서베이(ACS)의 2006~2010년 중간 가구소득 데이터 및 HOLC의 적색구역 데이터 등을 연계해 조사한 결과 연간 가구소득이 2만달러 미만의 흑인밀집 적색동네에서 매연,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극 미세먼지 등 4가지 대기오염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머리카락보다도 700배나 작아 인체의 면역조직을 통과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극 미세먼지의 집중도는 이들 적색 동네가 평균보다 40%나 높은 반면 가구소득이 11만달러 이상인 동네에선 평균보다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별로는 흑인이 이들 4개 대기오염물질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카야 브램블은 2019~2020년 공기오염 센서가 장착된 차를 타고 시애틀 일원의 동네들을 운전하고 다니며 4가지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했다고 말했다. 산업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브램블은 당시 3학년생이었으며 이 연구를 위해 국립 환경보건연구원으로부터 그랜트를 받았었다. 그녀는 타코마의 흑인동네 출신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