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한인노인봉사회 윤희균 회장 은퇴
▶ 한인노인 위한 17년 마무리 이제 아내에게 봉사하고 싶어

‘제2회 한국일보 봉사상’ 신문 스크랩을 보여주는 윤희균 회장.
“한인 노인들을 위해 바쁘게 일하다 보니 어느덧 17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습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열심히 봉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미주한인노인봉사회 윤희균 회장은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사임을 발표했다. 2007년 단체를 설립하고 17년의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윤 회장은 봉사의 마음을 잃지 않았다. 노인봉사회는 명절 때마다 경로잔치를 열었으며 연말이면 ‘사랑의 선물’을 전달하고 야유회, 단풍관광 등 워싱턴 지역 한인노인들을 섬기는 한인사회 둘도 없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도움을 주는 한인들과 후원업체가 있었지만 대부분 윤 회장이 직접 발품을 팔아 행사를 준비했다. 17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은퇴하는 윤 회장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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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은퇴하는 이유는?
▲그간 수차례 은퇴를 결심했지만 쉽게 떠날 수 없었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저 때문에 참여한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혼자 떠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 90을 바라보는 나이에 더 이상 욕심을 부리면 안 되겠다 생각했으며 훌륭한 임원들이 있어서 안심하고 은퇴하기로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과거 노인단체들이 분쟁에 휘말려 어수선한 때에 노인봉사회가 만들어졌다. 아무런 욕심 없이 노인들을 돕고 싶었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특히 2009년 ‘제2회 한국일보 봉사상’을 수상한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자랑이다. 언론사로부터 상금 1천 달러를 받은 사람은 아마 나밖에 없을 것이다.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생일잔치도 해주고 아파트 청소, 수리는 물론 여러 행사가 열릴 때마다 회원들과 함께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지난 2011년 코러스 축제에서는 이러한 봉사활동만으로 대회장을 맡기도 했었다. 당시 수 만 달러를 후원해야 대회장을 맡았던 관례와 달리 파격적인 인사가 아닐 수 없었다.
이정화 회장을 도와 한미문화재단 고문으로 코리안 벨 가든을 위해 봉사한 일도 기억에 남는다.
-노인봉사회 임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열심히 일해도 누군가는 잘못을 지적하고 혼자서 너무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섭섭하고 속상하기도 하지만 단체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후원을 아끼지 않고 기꺼이 함께 봉사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다음 임원들도 제가 했던 것처럼 욕심내지 말고 묵묵히 꾸준히 일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가 아닌 스스로 봉사의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평생의 동반자, 나의 아내 김귀태 씨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남편을 믿고 지지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수고해줬다. 연말마다 회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으며 밖으로 퍼주기만 하는 남편에게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나의 귀한 사람, 귀태 씨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
■윤희균 회장은
1937년생인 윤희균 회장은 1985년 버지니아로 이민 왔다. 건축업에 종사하며 어려운 상황의 한인 노인들을 돕기 위해 무료로 집수리를 해주기도 했다. 부친이 노인 아파트로 옮기게 되면서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됐으며 2007년 미주한인노인봉사회를 설립했다. 이 때부터 술도 끊고 봉사에 전념하면서 오히려 건강도 좋아지고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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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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