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승리를 위해서 패배를 두려워할 것이냐, 아니면 큰 승리를 위해서 작은 패배를 감내할 것이냐?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선택들을 함에 있어서, 이 두 가지 갈림길의 선상에서 다들 고민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뉴욕내의 군소지역도 아니고, 어느 한 분야의 직능단체도 아닌 뉴욕한인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단체인 ‘뉴욕한인회’가 요즘 시끄럽다.
추진하고자 하는 중요한 사업결정 때문도 아니고, 한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함께 높이는 일도 아니다. 본질은 한인 대표봉사자 선출인데, 이를 위해 앞에 나서겠다는 사람들의 아귀다툼으로 번졌다. 봉사를 명분으로 내걸지만, 그 선을 넘으니 상당히 볼썽사나운 모습들이다.
마침내 보다 못한 한인사회의 주요 인사들이 나서서 의미있는 중재안을 내기도 해 보지만, 이미 커뮤니티는 양진영으로 나뉘어 너도 나도 들썩이며 한 마디씩 거들고, 조목조목 따지기도 하고 극단의 주장을 내세우기도 한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이 함정에 매몰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대부분의 다툼이나 경쟁이 그렇듯 누구의 패배는 누구의 승리로 귀결되고, 이긴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진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 생태계에서 양보는 매우 드물고 귀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상황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어 그러려니 한다.
합의추대는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지만, 경선도 물 건너간 것 같고, 급기야 소송전도 마다하지 않을 기세이다. 서로 한 치의 물러섬이 없어 보인다. 어찌 되었든 쪽팔리는 것은 오롯이 건전한 일반 한인들의 몫이 되었다.
우리는 이 사태를 맞이하여 지난 2월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과반수인 150표를 얻지 못해 부결되었지만 찬성표가 139표로 반대표 138표 보다 1표 더 많았고, 기권9표 무효 11표의 숨겨진 의미를 생각한다면, 민주당이나 이대표는 작은 승리를 거뒀지만 오히려 큰 패배를 당했다는 분석이 맞을 것이다.
이럴 바에는 이번 기회에 그의 공약대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선도하고, 법정에 나아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편이 지금은 비록 작은 패배를 맞더라도 미래의 큰 승리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두 후보와 이번 선거를 책임지는 선관위 및 현 한인회 집행부는 고단한 이민생활을 하는 한인들을 더 이상 피곤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63년을 이어온 한인회의 전통에 크나큰 흠결을 남기지 않도록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양측은 독단적으로 진행하려고 하는 총회인준이나 시민법정 강행을 일단 접고, 빠른 시간내에 합의점을 찾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 두 후보도 무엇이 진정 뉴욕 한인사회를 위하는 길이고 승리하는 삶인지 스스로 성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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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김/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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