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물가 진정돼야 기조 변경할 듯…파월 “갈 길 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로이터=사진제공]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까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고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난 9월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자 19명 중 9명이 올해 안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125bp(1.25%P, 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올해 남은 FOMC 정례회의가 두 차례이기 때문에 순서와 관계없이 75bp와 50bp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연준 입장에서 하루빨리 인플레이션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2월보다는 11월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라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연준은 2일 시장의 예측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 향후 적절한 시점에서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시기는 이르면 다음번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11월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12월에는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보폭을 줄일 것이라는 예측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연준의 매파 분위기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해 입을 모아 비판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을 포함한 11명의 민주당 의원은 파월 의장에게 급격한 금리 인상 탓에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몰렸다고 따지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공화당은 인플레이션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이라면서 금리 인상은 물가를 잡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국에서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이 확고하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피로감이 사회 전체에 누적되는 데에는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 인상속도를 늦추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기까지에는 변수가 적지 않다.
다음 FOMC가 잡혀있는 12월 13일 이전에 미국 정부는 고용과 관련한 2개의 통계와 소비자 물가와 관련한 2개의 통계를 발표한다.
과열된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수치가 나오지 않거나, 소비자 물가의 상승 폭이 줄지 않는다면 연준 입장에선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명분이 사라진다.
연준 정책 목표의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12월에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진다고 하더라도 내년 이후까지 기조가 이어지리라 판단할 수도 없다.
파월 의장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금리인상) 중단을 생각하는 것은 성급하다"고도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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