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승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척추측만증을 교정하기 위해 수술을 할 수 있는데, 그럴 때에도 척추 고정을 최소화하는 수술법이 개발됐기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10도 이상 틀어져 등과 허리가 휘어지고 어깨 높이가 비대칭적이며 한쪽으로 갈비뼈나 가슴이 돌출되는 질환이다. 10대 청소년 환자가 40%를 차지하는데 이는 골격이 빠르게 성장할 때 척추가 비교적 쉽게 틀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청소년 척추측만증은 허리 통증 등 별다른 통증이 나타나지 않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점점 측만이 심해져 수술해야 한다.‘척추측만증 수술 전문가’ 현승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났다. 현 교수는“척추측만증은 자녀의 등을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며 “수술해도 척추를 꼿꼿이 피는 데 집중했던 이전 치료법과 달리 최근 요추 고정을 최소화하는 수술법이 개발돼 수술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척추측만증이 생기는 이유는.
척추는 골반ㆍ늑골ㆍ날개뼈ㆍ어깨 등 여러 관절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척추가 틀어지면 허리와 골반도 틀어지고 어깨 높이가 비대칭적으로 바뀌며 가슴이 한쪽으로 돌출된다. 척추측만증 환자 10명 중 4명이 청소년이며, 이 중 80% 이상이 여아에게 발생한다. 아울러 성인 척추측만증은 허리 통증을 일으켜 비교적 빠르게 알 수 있지만, 청소년일 때 척추측만증이 발생하면 통증을 대부분 느끼지 못한다.
척추측만증은 반척추 등 선척적으로 척추골 기형일 때와 신경근육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2차적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성장기에 특별한 질환 없이 발병되는 특발성일 때가 85% 이상이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척추측만증 발병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변이를 밝혀냈지만 정확한 발병 메커니즘이나 원인은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꾸준히 병원을 찾아 검사해야 하나.
척추측만증 진단을 위해 동네 의원을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다. 자녀의 몸이 틀어지거나 어깨나 가슴 한쪽이 나오는 증상이 있다면 척추 X선 촬영을 하는데, 척추가 10도 이상 측만각이 있다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이처럼 병원을 정기적으로 찾아 검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자녀와 함께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집에서도 자녀의 척추측만증 여부를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자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다. 아이에게 긴장을 풀게 하고 똑바로 선 상태에서 허리를 숙이게 한 다음 등을 쓰다듬으면 자녀의 갈비뼈 상태를 알 수 있다. 척추측만증이라면 갈비뼈가 돌출된다. 매일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자녀 등을 쓰다듬어 좌우로 등이 대칭인지를 확인하면 조기 검진도 가능하며 측만 변형 진행도 알 수 있다. 이 밖에 자녀 어깨 높이가 대칭인지, 한쪽으로 갈비뼈나 가슴이 돌출되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척추측만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척추가 틀어진 정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보존적 치료는 척추 측만각이 40도 미만일 때 진행한다. 운동 치료를 하거나 보조기를 사용한다. 이후 청소년 골격 성장이 끝난 시점에서 측만각을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며 경과를 확인한다.
반면 척추가 40~50도 이상으로 틀어졌다면 자연적으로 회복하기 어렵고 측만 정도가 점점 심해지므로 교정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전 단계에서는 영상 검사 등으로 변형이 발생한 척추 마디를 확인해 수술 범위를 정한다. 이후 수술 범위의 척추 마디마다 나사를 넣어 나사를 금속봉으로 이어 척추가 더 휘지 않도록 고정해 척추가 정상 각도로 돌아가도록 한다.
다만 요추에 나사ㆍ금속봉 수를 많이 고정하면 수술 부담은 물론 척추 유연성이 떨어져 스포츠 활동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남은 척추 마디만 이용해야 하므로 요추 운동 마디의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앞당길 수 있다.
-현승재 교수팀이 나사못 고정을 최소화하는 수술법을 개발했는데.
수술하는 척추 범위와 마디 수를 줄인다면 수술 부담은 줄어들고 운동이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유리해지기에 수술 범위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에 측만증 교정 수술 범위를 정하기 위해 직립 상태로 검사받던 기존 방식을 더해 누운 상태로 검사받는 방법을 개발했다. 척추는 서 있을 때 중력 하중이 걸리기에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우면 하중 부담이 적고 척추 배열이 완화된다. 따라서 누운 상태에서 영상 검사하면 수술 최하단부를 설정하는 신체 중심선(골반 좌우 중앙인 ‘천골(薦骨)’부터 시작되는 중앙선)과 만나게 되는 마디가 한두 개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이때 수술 범위를 한두 마디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를 착안해 일어서서 하는 검사와 누워서 하는 검사를 병행했고 환자의 골격 성장 정도와 측면 변형 종류, 관절 유연성과 디스크 퇴행 정도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해 척추 분절을 한두 개 정도 적게 고정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저명한 학술지 (‘뉴로스파인(Nuerospine)’)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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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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