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도 긴장
▶ 대만 파운드리 점유 60%, 무역 분쟁땐 생산 차질…반도체 대란 심화 우려, 글로벌 침체 위기 고조
1995년 7월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대해온 리덩후이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에 위협을 가하기 위해 대만해협으로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른바 ‘3차 대만해협 위기’라 불리는 사건의 시작으로 군사적 대립은 이듬해 3월까지 이어졌다. 당시 대만해협 일대 항공과 해운이 마비될 정도였으나 미국이 7함대 항공모함 등 압도적인 해군 전력을 배치하면서 중국은 결국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27년, 미국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대만해협 일대에서 미중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초강대국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이 정도로 고조된 것은 1962년 미국과 소련이 일촉즉발 상태로 대립한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 처음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미 동아시아 정보국장을 지낸 리처드 부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을 통해 일부 제한적인 군사 옵션을 쓸 가능성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주요 2개국(G2)의 무력 충돌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같이 동아시아 지정학 리스크의 뇌관인 양안 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미중 군사 충돌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양안 리스크 고조만으로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대만 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20위권 밖에 머물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시장 점유율 60% 이상인 대만의 안보 리스크가 곧 반도체 생산에 심각한 차질로 이어지며 가뜩이나 심각한 반도체 공급난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을 사이에 두고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무역 분쟁이 재격화할 가능성도 크다. 인플레이션발(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또 하나의 대형 악재와 맞닥뜨릴 위기에 놓였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반도체 산업이다. “대만은 전자, 의료 장비, 군사용 등 반도체 생산의 본거지”라는 블룸버그의 평가대로 양안 긴장 고조는 곧 반도체 산업의 메가톤급 악재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53%로 2위 삼성전자(18%)의 3배에 달했다.
자칫 TSMC가 물리적 충격이나 중국의 경제적 제재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벌써 3년째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란’이 벌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류더인(마크 리우) TSMC 회장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자가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양안 문제가 미중 간 ‘경제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인플레이션 불길을 끄기 위해 조 바이든 미 정부가 추진 중인 중국산 관세 철폐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물가 압력을 더욱 높일 가능성도 커 보인다. 블룸버그는 대중 관세 철폐에 대해 바이든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데 이번 사태로 철폐 반대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모두 이런 파급을 의식해 섣불리 상대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중 교역 규모가 지난해 6,700억 달러로 팬데믹 이전보다 늘어나는 등 양국 간 경제 연관성이 여전히 높은 점도 미중 충돌 확산을 막을 요인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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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논리로 상대를 제압 할려는 트 같은 어리석은 쌩각 모두가 어려움을 죽을수도 있다는걸 이 어찌 모른단 말인가나,....ㅉㅉㅉ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