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레버 2분기 11%·코카콜라 12%·맥도날드 8%↑
▶ 아마존 프라임 최대 43% 등 온라인 시장가도 들썩, 인플레 부담 소비자에 떠넘겨… 소비심리 냉각 시작

고물가 속에 도브 비누와 벤&제리 아이스크림 제조사인 유니레버 등 소비재 기업들이 일제기 가격 올리기에 나섰다. 소비재들이 진열된 마켓의 모습. [로이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코카콜라·유니레버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온라인 샤핑몰 회원가부터 생활에 필수적인 기본 소비재 가격까지 큰 폭으로 뛰면서 가계 생활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릿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니레버·코카콜라·맥도날드 등 대형 소비재 업체들이 2분기에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도브 비누,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유니레버의 제품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1.2% 올랐다. NYT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4분기 연속 제품 가격이 판매량보다 빠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기스 기저귀, 크리넥스 등을 보유한 킴벌리클라크의 순판매가격은 9% 올랐으며 코카콜라와 맥도날드도 두 자릿수 내외의 가격 인상률을 보였다. 이들 기업은 인플레이션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긴 덕분에 2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자 올해 수익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온라인 구독 시장에서도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온라인 소매 업체 아마존은 이날 인플레이션 및 운영 비용 증가를 이유로 유럽 주요국의 프라임 회원 구독료를 20%에서 최대 43%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 측은 원자재 물가 급등으로 당분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앨런 조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올 하반기에 비용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시장에 앞서 가격을 책정할 것이고 그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감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킴벌리클라크도 WSJ에 “올해 수익 전망을 상향했지만 펄프부터 운송까지 모든 생산 비용이 뛰어 예상치보다도 수익성을 잠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 경영진 역시 지난주 소매 점주들에게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쇄를 위한 추가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도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부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대체 상품을 찾아 이탈하고 있지만 여파는 미미한 수준이다. 유니레버의 경우 두 자릿수 가격 인상에도 전체 판매량은 2% 남짓 감소하는 데 그쳤고 코카콜라의 경우 판매량이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놀이공원·영화관 등의 음료 수요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2년이라는 팬데믹 기간에 외식과 오락의 기회를 잃었던 소비자들은 이제 더욱 많은 돈을 낼 용의가 있다”고 반겼다.
다만 역대급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물가로 언제까지 브랜드 소비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외신들은 최근 저가형 ‘제네릭 브랜드’나 수퍼마켓 자체 브랜드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는 등 경기 침체 우려로 고객 충성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브랜드 내부에서도 저소득층 고객들이 보다 저렴한 메뉴로 갈아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퀸시 CEO를 인용해 “전형적인 경기 침체 패턴은 고가 품목의 구매를 멈추는 것부터 시작한다”면서 “자동차·침대 같은 것들을 나중에 교체하자는 생각부터 시작해 저가형 제품도 절약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소비 위축) 절차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소비의 불씨가 꺼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소비 위축 징후는 여러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미국의 개인저축률은 약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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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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