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남가주 경제를 비롯해 미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일상의 먹거리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은 ‘더 싼 가격’에 있다. 더 싼 가격을 찾아 2~3개 그로서리 마켓을 순례하는 일은 이제 평범한 일상이 됐다. 그로서리 마켓을 찾아 나서기 전 늘 떠오르는 질문 하나가 있다. “더 싼 마켓은 어딜까?”

7일 LA타임스는 주류사회 대형 수퍼마켓 체인 10곳을 돌며 15개 주요 식료품 가격을 비교해 조사한 결과 남가주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좋은 그로서리 마켓은 ‘트레이더 조’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0일 이뤄진 LA타임스의 조사 방식은 이랬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플레이서닷에이아이’(Placer.ai)를 근거로 LA와 롱비치, 애나하임에 위치한 그로서리 마켓 체인 10개 업체가 운영하는 매장을 1곳씩 선정, 방문해 15개 주요 식료품 가격 조사를 실시했다. 이 15개 품목 중에는 바나나, 계란, 케첩, 오트밀, 고기, 식빵, 우유, 커피, 탄산 음료, 과자류 등이 포함됐다. 15개 품목의 가격을 합산해 총 가격이 가장 낮은 순으로 그로서리 마켓의 순위를 매겼다.

LA타임스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15가지 식료 품목들을 구입하는데 비용이 가장 적게 든 그로서리 마켓은 유기농 전문 마켓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로 합산 가격이 48.88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식료품 체인 푸드 포 레스(Food4Less)가 59.14달러, 스테이터 브러더스(Stater Bros.)가 61.64달러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스마트&파이널이 66.12달러, 홀푸즈가 67.45달러, 앨버슨스가 69.45달러, 랠프스 70.08달러, 노스게이트 마켓이 70.97달러, 본스가 73.02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유기농 전문 매장인 스프라웃스가 79.65달러로 조사 대상 마켓 중 가장 가격이 높아 10위에 랭크됐다.

LAT는 마켓 체인마다, 또 같은 체인이라도 지역에 따라 매장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우유의 경우 매장별, 지역별로 3,59달러에서 4.99달러까지, 일반 식빵은 1.49달러에서 3.99달러까지 가격 차이가 났으며, 달걀의 경우도 싼 곳은 2.49달러에서 비싼 곳은 3.99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각 그로서리 마켓 업체들의 구매력 차이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특히 홀푸드와 스프라웃스 마켓의 경우 빵류나 과일 및 채소류에 신선도 유지를 위해 특별 가격이 추가돼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LAT는 지적했다.

같은 품목이라도 마켓별로 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은 고객 유치를 위해 특정 품목에 특별 할인가를 적용한 탓이다. 일종의 ’미끼 상품‘인 셈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남가주 소비자들의 샤핑 패턴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플레이서닷에이아이에 따르면 푸드포레스나 스마트&파이널과 같은 저가 식료품 판매하는 마켓 체인에 방문하는 샤핑객들이 늘고 있는 반면에 스프라이트나 트레이더 조와 같은 유기농 전문 마켓 체인의 방문은 줄어들었다.

가격에 예민하다 보니 신선 식품보다는 냉동 식품 구매가 더 늘어나는가 하면 샤핑객의 33%가 유명 전국 브랜드 식료품보다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켓 자체 브랜드의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