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역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위원들이 참여하는 2022 세계여성위원 컨퍼런스가 지난 4월29일부터 5월1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렸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캐나다, 중남미, 유럽, 동남아 등 세계 23개 협의회에서 모인 80명의 여성위원들이 모여 ‘여성이 열어가는 새로운 한반도’를 주제로 다양한 평화통일의 담론을 논하며 네트워크를 다지는 장이었다.
행사 이튿날 기조연설자로 참가한 이미경 여성부의장은 지금까지의 가부장적 사회질서에서 벗어나 21세기 문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그 중심에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젠더 메인스트림(성주류화)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과 자연의 조화, 생명존중, 연대와 포용, 평화가치가 주류적 제도가 되도록 하자고 했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여성들이 각자 살고 있는 나라의 사람들과의 연대능력 요구하고 발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8개 분임으로 나뉜 여성위원들은 열띤 주제토론과 각 지역에서 여성위원들이 주관하는 평화통일 활동을 공유하고 다양한 통일사업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각 지역의 여성위원들은 2세들의 정체성 함양을 위한 역사 및 한글교육, 김치, 한복 등 우리 전통문화 알리기, 입양아와 탈북민 돕기, 3세대가 어우러진 평화캠프 그리고 타인종과 함께 하는 평화 걷기 등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며 거주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부드럽지만 강한 소프트 공공외교를 펼치며 한국을 알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같은 분임에서 활동한 밴쿠버에서 온 여성위원의 사례가 인상 깊었다. 요리연구가인 위원은 K문화 열풍을 타고 인기리에 방영 된 ‘파친코’의 음식 자문을 맡고 있는데, 우리가 즐겨먹는 음식들이 일제강점기에 어떻게 일본화가 되고 왜곡된 역사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지 생생한 증언으로 알려줘서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무지와 무관심으로 우리 것을 잃어버리고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원한 식민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조차 모르면서 통일을 외치는 것 또한 모순 아닌가 싶기도 했다.
다시 한번 우리 역사를 바로세우는 일이 곧 제대로 된 통일로 가는 밑거름이 됨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우리 분임이 분임토의 2등을 하고 받은 성금을 미주한국일보에 우크라이나 돕기 성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해 더욱 보람 있었다.
세계는 지금 미중러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신냉전시대에 들어섰고, 우크라 전쟁은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은 이러한 틈을 이용해 미사일 발사를 해대고 있다. 전쟁은 모든 것을 황폐화시킨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의 삶은 더욱 비참해진다.
“물은 부드럽지만 강하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댈러스협의회 회장의 여성을 물로 비유한 말이다. 물은 모든 생명활동의 근원이다. 물은 조용히 흐르지만 때론 파도처럼 강하다. 억압과 폭력, 소외 속에서 살아남은 강한 정신력의 여성은 또 다른 생명력의 원천이다.
지금 시대는 평화를 이끄는 창조적 주체로서 여성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번 세계여성컨퍼런스를 통해 부드럽지만 강한 여성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소프트파워가 생명존중, 생태계 회복,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한발 더 앞당기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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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 민주평통뉴욕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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