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 신규 암 환자 25만 명 가운데 11.6%(3만 명)가 위암이었다. 특히 위암은 10만 명당 발생률(조발생률)은 30.8명으로‘세계 1위 발생 암’에 올랐다.
다행히 건강검진이 늘면서 조기 발견이 많아지고, 수술과 항암제 발전으로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위암은 전이ㆍ재발 위험이 커 절대로 안심하면 안 된다.‘위암ㆍ대장암 치료 전문가’ 이근욱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위암 5년 생존율이 77.5%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전이ㆍ재발(4기) 위암 생존율은 10%도 되지 않아 조기 발견ㆍ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암이 국내 1위 암인데.
위는 점막층ㆍ점막하층ㆍ근육층ㆍ장막층 등 4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암세포가 이들 4개 층 가운데 가장 안쪽 점막층이나 그 바로 아래 점막하층에 국한됐다면 조기 위암(1기 위암)이고, 근육층이나 장막층까지 침범했다면 진행성 위암이다.
위암은 한 해 3만 명 정도 발생하면서 국내 발생 1위 암이다. 다행히 국가암검진사업으로 위 내시경검사 활성화와 수술법 발전으로 5년 생존율은 77.5%에 이른다.
특히 1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5%나 된다. 2기라면 70~80%, 3기는 50%(3A 70%, 3B 50%, 3C 30%) 정도다. 2~3기는 근육층이나 장막하층, 장막층까지 암이 침습했거나 주위 림프절에 암세포가 퍼졌지만 다른 장기로는 암이 퍼지지 않은 단계다.
그러나 위암은 원격 전이 혹은 재발(4기) 때가 많아 이때에는 5년 생존율이 6.4%로 크게 떨어지고 생존 기간이 평균 1년 내외에 그친다. 3기 이상 진행성 위암이라면 30~70%가 재발한다.
전이ㆍ재발된 4기일 경우 고식적(姑息的) 위절제술을 시행하지 않고 화학항암요법으로 완치보다 종양을 줄여 생존 기간을 늘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전이ㆍ재발 위암 치료 신약이 많이 나왔는데.
현재 전이ㆍ재발(4기) 위암 1차 치료에서 표준 치료법은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ㆍ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양성(+)이라면 ‘5-FU(플루오로우라실)-백금(플래티늄) 기반 항암 요법’에 표적 항암제(표적 치료제) ‘트라스투주맙’을 병용하는 것이다. HER2 양성(+)은 위암의 10~15% 정도다. 반면 위암 대부분을 차지하는 HER2 음성(-)은 ‘플루오로피리미딘-백금 기반 항암제 병용 요법’을 쓴다.
전이ㆍ재발 위암의 2차 치료에는 ‘사이람자(성분명 라무시루맙)-화학항암(파클리탁셀) 병용 요법’이 가장 널리 쓰인다. 표적 항암제인 사이람자는 HER2 양ㆍ음성과 관계없이 쓸 수 있다. ‘혈관 내피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VEGFR2)’만 차단해 암세포 성장을 막는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 최초로 면역 치료제(면역 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전이ㆍ재발 위암의 1차 치료제 적응증을 얻었다. 특히 PD-L1 복합 양성 점수(Combined Positive ScoreㆍCPS)가 5점 이상으로 PD-L1이 과발현된 위암에서 더 효과를 나타냈다.
‘옵디보-화학항암 병용 요법’은 전이ㆍ재발한 HER2 음성(-)이면서 PD-L1 CPS 5점 이상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CheckMate-649’ 임상 시험에서 생존 기간이 14.4개월을 기록해 기존 화학항암요법(11.1개월)보다 3.3개월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환자의 2년 생존율이 31%(기존 화학항암요법은 19%)로 높아졌고, 종양 반응률(종양 지름 합이 치료 후 30% 이상 줄어든 경우)도 45%에서 60%로 15%P 향상됐다.
이를 바탕으로 옵디보-화학항암 병용 요법이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높은 수준(Class A)으로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병용 요법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이 치료법을 시도조차 못하는 환자가 많아 안타깝다.
-위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위암은 조기(1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5%에 이르기에 정기검진이 정말 중요하다. 따라서 40세가 넘었으면 2년에 한 번 위 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90%가 조기 위암 상태에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가족력 등 위암 고위험군이라면 1년에 한 번 검사하는 것이 권장된다.
위암 발병 요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보다 더 위험한 발병 인자가 식습관이다. 짜고 매운 음식, 훈제ㆍ절인 음식 등에서 생기는 ‘나이트로소아민’ 같은 발암물질이 위암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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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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