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역규모 2012년 1,018억 달러 → 작년 ,691억 달러
▶ 에너지원·반도체장비·자동차 등 미국서 한국으로 수출↑, 지난해 수출입 30% 증가… FTA 특혜관세 품목 절반 달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10주년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15일로 발효된지 10년을 맞는다.
협상 당시 한국내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지며 난항을 겪은 한미 FTA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폐지 압박을 받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FTA 발효 후 무역 현황을 보면 지난 10년간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새 양국간 무역 규모가 66.1% 증가한 가운데 한국은 매년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냈으며, 미국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4배 가까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양국 교역이 30% 가까이 급증했다. 또한 FTA 체결 당시 농축수산물 업계의 우려와 달리 농축수산물의 경우 수입보다 수출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한국 무역흑자 10년째 지속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 첫해인 2012년 1,018억 달러였던 양국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1,691억 달러로 6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 전체에 대한 무역규모가 1조675억 달러에서 1조2,595억달러로 17.9%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양국의 교역이 FTA를 계기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2012년 585억 달러에서 959억 달러로 61.1% 늘어났고, 수입은 433억 달러에서 732억 달러로 69.0% 증가했다. 대미 무역수지는 매년 흑자를 유지하며 2012년 152억 달러에서 지난해 227억 달러로 불어났다.
상위 10대 수출 품목 중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전 품목의 수출이 10년새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246.6%), 컴퓨터(259%), 냉장고(130.9%), 합성수지(244.9%), 건전지 및 축전지(634.6%) 등은 증가율이 세자릿수에 달했다.
대미 수입 품목 중에는 에너지원의 수입 증가세가 가팔랐다. 2012~2013년 0달러였던 원유 수입액은 지난해 84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천연가스는 5,000만 달러에서 48억 달러로, 액화천연가스(LPG)는 1억 달러에서 48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밖에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27억 달러에서 69억 달러로, 자동차도 7억 달러에서 37억 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상대국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미국은 우리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1위 국가이자 한국 기업의 최대 해외 투자처가 됐다. FTA 발효 후 미국의 한국 투자액은 총 482억 달러로, 발효 전(2002~2011년 누적) 대비 98% 증가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누적액도(지난해 3분기까지 기준)도 1,130억 달러로, 발효 전 대비 282% 늘었다.
FTA 발효 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지속으로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선 한미 FTA 폐지를 내세운 통상 압박을 가하기도 했으나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도 더 활발해졌다는 점에서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 성공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 통상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해 수출입 크게 늘어
지난 10년간 한미 양국 간 교역이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린 가운데 특히 지난해 수출입이 모두 크게 늘어 눈길을 모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세 속에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양국간 교역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양국간 무역 규모는 1,691억 달러로 전년(1,316억 달러) 대비 28.5% 증가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출은 959억달러로 전년 대비 29.4% 늘었으며 수입은 732억달러로 27.3% 증가했다. 수입의 경우 금액과 증가율 모두 FTA 발효 이후 최고치다.
특히 한미 FTA 특혜관세 품목 수출이 413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43%를 차지해 FTA의 영향이 수출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미 FTA 발효 시점인 2012년 대비 220.4% 늘어난 규모다. FTA 특혜 관세 품목은 최혜국대우(MFA)나 정보기술협정(ITA)보다 세율이 낮다.
■성과와 과제
한미 양국은 모두 지난 10년간 FTA를 발판 삼아 무역·투자 확대라는 성과를 거둔 상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위기, 양자에서 다자로 국제 통상 질서의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조치 등은 도전 과제다.
디지털 무역, 기후변화, 인권 등 신통상의제도 향후 FTA 개정에 반영해야할 과제로 손꼽힌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상당한 수입 규제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도 발전의 장애물이다. 일례로 미국이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대해선 고율 철강 관세 철폐를 합의하면서 아직 한국에 대해선 물량 제한 합의안을 유지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그러나 앞으로 양국 간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통상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코로나19로 공급망 위기가 촉발되면서 신뢰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이미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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