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1분기 성장 전망 3.0%로 낮춰, 물가 높은데 소비 위축·공급망 부족
금리인상도 예고…경기둔화 우려 커져
▶ 중 4분기 4% 성장…1년반만에 최저, 올 경제성장률 역대 최저수준 예상
정책금리 인하 추가 경기부양 나서

공급대란등으로 미국 경제 성장이 하향조정된 가운데 LA 롱비치항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중국 경기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올해 경기가 둔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올해 4회 안팎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자칫 물가는 높은데 경제 성장은 정체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문가 관측대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가 겹칠 경우 글로벌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와 오미크론발 소비 위축 겹치는 미=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전문가 대상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연환산 기준 3.0%로 지난해 10월 조사(4.2%)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올 전체 성장률 예상치 역시 3.6%에서 3.3%로 0.3%포인트 조정됐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5.2%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WSJ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제약, 빠르게 확산하는 오미크론이 맞물리면서 이코노미스트들은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낮췄다”며 “오미크론 확산에 소비지출이 위축되고 노동 공급과 공급망 부족 사태가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1.9%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0.1%)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오미크론 영향과 함께 공급망 문제로 지난해 11월부터 할인 판매에 들어간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실제 스타벅스와 치폴레 등은 오미크론 확산에 일부 매장이나 지역에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매장의 좌석 수를 줄이고 있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캐롤스레스토랑그룹과 쉐이크쉑·데니스 등도 지난달 매출이 감소했다.
공급망 문제도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WSJ 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공급망 혼란이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내년이나 그 뒤에도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본 이들도 3분의 1에 달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는 고공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7%까지 높아졌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 6월에도 5%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올 연말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6%에서 3.1%로 높아졌다. 특히 오미크론 확산이 ‘노동력 부족→임금 인상→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WSJ는 “기업들이 직원을 새로 고용하고 유지하기 위해 더 높은 급여를 주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가파른 임금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며 “임금 상승률은 올해 말까지 전년 대비 4.5% 오르는 수준으로 내려올 수 있지만 향후 2년간 여전히 연간 약 4%대의 임금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물가 때문에 소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형 마트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소비자들이 유가와 각종 제품 가격 상승으로 매장 방문 횟수를 줄이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집에서 더 많이 식사하고 브랜드가 없는 저렴한 제품을 사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물가 잡기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이다. 3월 첫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올해 최소 3~4회 정도의 인상이 있을 것이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높은 물가와 연준의 정책 실수에 5회 이상을 점치기도 한다. 이는 미국 성장률이 3%대로 내려온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21년간 미국 성장률이 3%를 넘었던 것은 다섯 번밖에 없다.
◇시진핑 3연임 앞둔 중, 5% 사수에 총력=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추가 경기 부양을 예고했다.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바오우(保五·5% 이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3.6%보다는 소폭 높다.
중국의 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1분기 18.3%까지 올랐다가 2분기 7.9%, 3분기 4.9% 등으로 뚜렷한 경기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 소비 둔화에 따라 지난해 12월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1.7%에 그치면서 전월(3.9%)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중국 GDP는 114조 3,670억 위안(약 2경 1,400조 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증가율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8.0%와 대체로 부합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목표치를 ‘6% 안팎’으로 제시했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외부 환경이 더욱 복잡·엄중해지는 가운데 국내 경제가 ‘3중 압력’에 직면했다”면서 “온중구진(안정 속 발전) 총기조를 바탕으로 거시 경제의 큰 틀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사회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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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베이징 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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