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교외도시 에반스톤 시의회 찬성 8 대 반대 1로 가결
▶ 대상자 7만3천 명 추산…사용처는 주택소유 관련에만
시카고 교외도시 에반스톤이 과거 인종차별적 정책과 관행으로 피해를 입은 흑인들에게 1인당 2천800만원씩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에반스톤 시의회는 22일 흑인차별 피해 배상금 지급 계획안을 표결에 부쳐 8대1로 가결했다.
폭스뉴스와 NBC방송, 시카고 트리뷴 등 미국 주류 언론은 에반스톤이 과거 인종주의와 차별에 대해 금전적 배상을 하는 미국의 첫 번째 지자체가 됐다고 보도했다.
에반스톤은 앞서 1천만 달러(약 115억 원) 규모의 배상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1차분 40만 달러(약 4억5천만 원)를 선별된 16명에게 각각 2만5천달러(약 2천800만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1969년 이전부터 에반스톤에 거주한 흑인 또는 1919년부터 1969년 사이에 거주한 흑인의 후손이면 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시 측은 해당 기간에 대해 "정부와 은행의 인종차별적 주택 정책과 대출 관행으로 흑인들이 고통받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전체 대상자 수가 7만3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배상금은 주택 담보 대출금 상환이나 집수리 등 주택 소유와 관련해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흑인차별 피해 배상금 지급안을 처음 발의한 로빈 루 사이먼스 시의원은 표결 결과가 나온 후 "에반스톤이 미국내 인종적 정의 실현과 불평등 개선을 주도하는 지자체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 많은 기금이 필요하다. 흑인사회에 정의가 구현되기까지는 앞으로 한 세대가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상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시슬리 플레밍 시의원은 "배상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단 배상금 사용 목적은 각자 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배상안 보완을 요구했다. 그는 "사용처를 대출금 상환과 집수리 등으로 제한하는 것은 시정부의 또다른 주택 정책일 뿐이고 가부장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들은 배상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사이먼스 시의원은 "반발 소송이 제기될 경우, 흑인 민권단체들이 무상으로 소송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반스톤 시는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세(3%)와 기부금 등으로 배상 기금을 조성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며, 앞으로 10년에 걸쳐 약 1천만 달러를 지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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