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부 “반체제 관련 활동 중단해야”…추가제재·활동가 인권개선도 촉구
▶ 백악관 “왕세자 제재권리 있지만…외교관계 국가 지도자 제재한 적 없어”
조 바이든 행정부는 1일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휘하의 정예부대를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는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무함마드 왕세자를 향후 제재할 권한이 있다면서도 정작 그를 제재 명단에서 뺀 조치에 대해선 거듭 옹호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우디 왕실의 신속개입군을 해체하고 반체제 관련 활동 및 작전이 완전히 중단되도록 제도적·시스템적 개혁과 통제를 사우디 측에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 정보 당국은 지난 2018년 카슈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배경에 무함마드 왕세자의 승인이 있었다는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지난달 26일 전격 공개하고 사우디 정보국 전직 간부와 왕실경비대의 신속개입군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신속개입군은 왕세자 경호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당시 미 정부는 카슈끄지를 포함해 해외의 반체제 인사를 위협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판단한 76명의 사우디 시민권자에게도 비자 발급 중단 조처를 내렸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들 76명에 대한 신원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정부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제재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왕세자를 제재할 경우 중동의 몇 안 되는 우방인 사우디와의 외교적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 등의 부담 때문에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이와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향후 왕세자에 대한 제재 권한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방법으로 어떤 조치도 취할 권리가 있다"며 왕세자 제재 권한이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사키 대변인은 "역사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을 이어온 미국은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의 정부 지도자에게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를 제재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우방의 국가 지도부에 대해서는 제재하지 않아 왔다는 기존의 논리를 반복한 셈이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올바른 조치를 하는 등 많은 조처를 했다"며 "그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카슈끄지) 보고서 발표 전부터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했고, 이는 지난 4년간의 접근법으로부터 변화임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 목표는 관계를 재조정하고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며, 사우디 지도부와 협력할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또 다른 사우디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를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했다.
그는 또 사우디 활동가들의 석방을 위해 계속해서 압력을 가하겠다면서 1천일 넘게 구금됐다가 최근 석방된 여성인권 운동가 로우자인 알하틀로울이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게 추가 조처를 할 것을 사우디 정부에 촉구했다.
알하틀로울은 사우디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다 2018년 구금됐으며, 최근 석방됐지만 5년간의 출국금지 조치는 유지됐다.
앞서 미 정부는 여성 인권 옹호자 같은 정치범 석방을 포함해 사우디가 인권을 개선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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