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해외에서도 한상대회 개최…한상 위상제고 노력
▶ “선천적 복수국적 강제 병역의무 부과는 불합리, 18세 이후도 정당한 사유시 국적이탈 가능해야”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재외동포 권익 신장 및 글로벌 대의기구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제공]
“미주 한인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총연이 빠른 시일내 정상화되어 대륙별 한인회장 대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재외동포재단 김성곤(69) 이사장은 재단의 주인인 재외동포들을 대변하는 글로벌 대의기구를 만들고 차세대 양성을 위해 재외 청소년 모국연수 확대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3년 임기의 재외동포재단 제10대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회장을 지내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재외동포 정책전문가로 재외 한인들의 권익 향상에 앞장서 왔다. 750만 동포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의 건립을 임기 내 꼭 완공하겠다는 김 이사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취임 이후 어떻게 지내시는지
▲재외동포재단 본부가 제주도 서귀포에 있어서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월·화·수요일은 재단의 내부 일처리를 위해 제주도에서 업무를 보고 대체로 목·금요일은 서울에서 각종 회의에 참가하고 외부 인사를 만나 대외적 업무를 한다.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 계획이 있다면
▲재외동포재단의 주인은 해외 한인들이다. 750만 해외 동포들을 대변할 수 있는 글로벌 대의기구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로 전 세계 한상들 네트웍을 강화해서 국내외 경제인 협력을 도모할 계획이다. 내년이면 세계한상대회가 20주년을 맞는데 한국에서만 열리던 한상대회를 해외에서도 개최해 글로벌 한상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겠다. 또 글로벌 한민족 네트웍 거점 역할을 할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를 건립해 차세대 동포 청소년들의 모국 초청연수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 사업은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건립되는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는 전임 이사장 때 결정이 됐고 올해 정부로부터 설계 예산을 배정받았다. 토지 대금은 재외동포들이 마련해주었는데 해외 한상들이 중심이 되어 적잖은 모금을 해주고 있다. 토지 명의 이전이 되면 본격적으로 설계에 들어가고 3년 내 완공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차세대 동포의 정체성 교육과 강연회·포럼·세미나·동포 행사 등을 개최하고 재외동포 역사·유물의 ‘디지털 아카이브’도 갖춰 전시·연구 활동도 하게 된다.
-국적이탈 제한 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국적법이 개정될 것으로 보나
▲중요한 것은 선천적 복수국적 자체보다는 남자아이들이 18세 이후 국적 이탈을 못하게 하는 병역법이 문제다. 미국은 모병제이지만 한국은 징병제여서 남아의 경우 18세가 되면 병역 자원에 편입이 된다. 한국은 병역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있든 해외에 거주하든 만 18세가 되는 해 이후 병역에 편입된다. 선천적 복수국적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에서 태어나고 외국에서 살았고 앞으로도 외국에서 산다면 굳이 한국에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 그동안은 재외국민 2세들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지는 않았으나 얼마 전부터 3년 이상 한국에 장기체류하면 병역 의무를 부과한다. 새로운 변화다. 그러나 병역 의무를 부과하지 않아도 선천적 복수국적 상태이면 미국의 경우에 안보와 관련된 공직에 들어가면 미국도 복수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가 일률적인 제한이 불합리하다고 해서 국회로 하여금 내년까지 법을 바꾸도록 했다. 18세 이후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국적 이탈이 가능하게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재외선거 투표 참여가 아직은 불편하다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편한 문제들을 개선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국내에서는 재외동포들에게 참정권을 주었더니 투표도 안 한다는 무용론도 나오고 있지만 재외국민의 실정을 몰라서 그렇다. 한국은 선거일이 휴일이고 100미터만 걸어가면 투표소가 있다. 해외 한인들은 투표를 하려면 재외공관까지 직접 가야 한다. 대안은 우편투표와 전자투표인데 미국은 우편투표가 보편화되어 있고 가장 좋은 방법은 전자투표다. 한국의 투개표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서 우편·전자 투표를 당장 시행해도 문제가 없지만 여야 합의가 중요한 사항이라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요청이 중요하다. 하루빨리 재외국민들을 위한 투표 방법이 바뀌어서 이제는 집에서도 인터넷으로 투표하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
-전 세계 한인회 활성화를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한인회는 해외 한인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단체인데 분규도 많아 미주총연이 대표적인 경우다. 우리보다 이민 역사가 오래된 유대인들에게 한인회와 같은 대의기구가 있다. 뉴욕에 본부가 있는 ‘세계유대인의회’(World Jewish Congress)인데 자금력을 갖추고 이런 단체가 미국 정부를 움직이는 네트웍이다. 해외 한인들의 네트웍 강화를 위해 미국을 제외한 각 대륙별 한인회총연합회(이하 대륙별 총연) 10개 단체들이 있다. 전 세계 한인회를 하나로 묶는 세계한인회총연합회를 만들자는 논의를 이미 시작했다. 금년 내로 구성이 될 예정인데 유감스럽게 가장 큰 규모인 미주총연이 분규 상태여서 지금 빠진 상태다. 미주총연이 하루빨리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미주총연 정상화를 위한 해결 방안은
▲대륙별 총연은 현직 회장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주총연은 전직 회장들이 중심이 되다보니 문제가 생긴다고 들었다. 미주 지역에도 현직 한인회장 협의회가 결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캐나다 총연의 정관이 잘 되어 있다. 정회원(현직)과 준회원으로 나누고 정회원들이 회장을 선출한다. 회장을 선출하는 의결기구는 현직 회장 중심으로 해야 대표성이 부여된다.
미주총연이 5월 선거 이전에 지금 분쟁을 하는 양측과 현직회장단 협의회가 만나 현직 중심으로 정관을 바꾸어 새출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주 한인회 회장들이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리지만 조만간 미주 주요 도시의 한인회 회장들과 이 문제를 상의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 본격적으로 미주 한인회 지도자들과 재단과 의견을 모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해외 한인 차세대들과의 교류 및 정체성 함양 강화가 재단의 주요 역할인데
▲현재 재단이 지원하는 차세대 교육은 한글학교다. 재단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앞으로는 차세대 해외 한인 청소년들의 모국방문 프로그램 ‘차세대 모국 연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민족 정체성을 키우고 역량 강화와 네트웍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행사가 초청 연수이다. 750만 재외동포 중 청소년들은 10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로 초청하는 것은 매년 1,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경우 1년에 5만 명이 다녀간다. 우리의 50배에 달한다. 차세대 연수 확대를 위해 해외 한인들의 지원도 필요하다. 한인 지도자들이 항공권을 부담하고 재단이 한국 체류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도 좋을 것 같다.
-연방 하원에 한인 정치인 4명이 한꺼번에 입성했다.
▲미국의 국익을 우선해서 생각해야 하겠지만 앞으로 한인 정치인들과 미주 한인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과 대립하지 않도록, 더 나아가 미국이 전 세계 평화를 위하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움직였으면 좋겠다. 우리 민족의 전통사상 중에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하라’는 홍익정신이 있다. 홍익정신으로 무장한 한인들이 글로벌 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을 육성하는데 앞장서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의 메세지를 의회, 미국 정부에 전달해야 하기를 바란다.
-미주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으신 걸로 안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국가인 만큼 미주 동포들이 공공외교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또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의 중심국이니 미주에서 활동하는 한인회 지도자들도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것만큼 모범적으로 해주면 좋겠다.
올해 미국과 한국에 백신이 보급되면 금년말부터는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그 전에는 직접 찾아다니지 못해도 줌 등으로 동영상 회의를 활용해 전반기부터 주요 해외단체들을 동영상으로 방문할 계획이다. 짧은 시간에 수 많은 단체를 방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있다. LA는 3월초 민주평통 LA협의회와 화상강연회를 준비 중이다.
■ 김성곤 이사장 약력-경기고·고려대 졸
-템플대 대학원 석사·철학박사
-제17·18·19대 국회의원 (전남 여수시갑, 2004~2016년)
-제15대 국민회의 국회의원
-제31대 국회사무처 사무총장(2018)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사무총장
-원광대 동양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종교인평화외의(KCRP) 사무총장
-한국산업정책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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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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