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대응 ‘전문가 회의’ 사전 통보없이 폐지
▶ ‘감염방지’ ‘경제우선’ 총리관저 간 갈등이 배경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AP]
일본 정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해온 전문가회의를 전격 폐지키로 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심지어 전문가회의에 참여한 학자들에게조차 사전 통보가 없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우선시한 전문가들과 경제 상황ㆍ정치적 고려를 우선시한 총리관저 간 갈등이 결국 폭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장관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전문가회의를 폐지하되 인원을 확충한 ‘코로나19 대책 분과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집단감염 발생 후 정부대책본부에 설치된 전문가회의가 3월 특별조치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해졌다는 점이 근거였다.
같은 시간 전문가회의를 이끌어온 와키타 다카지 좌장과 오미 시게루 부좌장은 일본기자클럽에서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오미 부좌장은 정부의 폐지 방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르는 일”이라며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양측의 엇박자는 이미 긴급사태 선언 때부터 시작됐다. 경제산업성 출신인 이마이 다카야 보좌관 등 총리관저 핵심 인사들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도 ‘경제 우선’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긴급사태 선언에 소극적이었다. 경제활동이 위축될 경우 그나마 정부의 성과로 꼽히는 아베노믹스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중시한 전문가회의는 긴급사태 선언을 서두를 것을 주문했고 조기 해제에도 반대했다.
실제 전문가회의의 제언은 아베 신조 내각에 의해 수 차례 수정되거나 삭제됐다. 지난달 제언에선 “향후 1년 이상 지속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문구가 삭제됐고, 지난 3월에는 무증상자의 감염 확산 우려 부분이 빠졌다. 아베 내각이 검사 건수 부족이나 초중고 휴교 논란 등 부실대응에 대한 여론 무마용으로 전문가회의를 활용했다는 지적도 많다. 정부가 지난달 경제전문가 4명을 전문가회의에 포함시킨 것을 두고는 주도권빼앗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회의 대신 설치되는 분과회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각료회의(국무회의) 산하 전문가회의의 하부조직이다 보니 이전보다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우왕좌왕했던 정부 대응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이에 따른 대책 마련보다 총리관저에 손타쿠(윗사람의 의향을 헤아리는 행동)하는 조직 설치를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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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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