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함부로 내뱉다간 감당하기 어려운 일”…도발로 미 대선 흔들수도
▶ 외무성 미국국장 문답 형식으로 수위 조절…당장 도발 가능성 낮다는 분석도
북한이 남측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해서도 경고장을 날려 북미관계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북한이 미국 대선을 거론하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여차하면 강경행동에 나서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자제를 외교성과로 부각하고 있음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미국을 향한 북한의 이번 경고는 북한이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 연락 채널을 전면 차단한 게 발단이 됐다.
미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의 연락채널 차단에 대해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놓자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11일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북핵협상이 교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향해 날선 반응을 보이자 조만간 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격인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예고했던 '충격적 실제행동'의 이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권정근 국장이 이날 미국을 향해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라고 한 표현도 도발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 표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성과에 대한 자랑을 북한이 물거품 만들 수 있다고 암시를 한 것"이라며 "그 수단으로 도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도 "북한이 미국에 압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미 대선을 앞두고 도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북한이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나선다면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은 사실상 물건너간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북한이 '바이든 당선'에 베팅한다면 고강도 도발로 존재감을 키우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이 외무성 국장의 언론 문답 형식으로 수위를 조절하고, 내용도 노골적인 비난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당장 도발에 나설 분위기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측이 실망스럽다는 미국발 반응에 차분하게 조목조목 대응한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대미 협상의 여지는 남겨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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