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업체, 주문쇄도로 추가주문 못받기도…유통업체 물량확보 경쟁
▶ 1인당 판매 제한하기도…아마존, 제품가격 ‘제멋대로’

마스크 구매 기다리는 시민들(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국제사회의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곳곳에서 마스크 업체가 생산한 물량이 매진되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아마존은 폭리를 취하지 않도록 사이트를 감시하고 있다.
AP는 "한국에서는 수백명이 할인점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며 "화장지와 냅킨이 마스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소문은 몇 주간 아시아에서 종이 제품 진열대를 비웠다"고 표현했다.
이런 상황은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공급 차질에도 기인한다. 중국은 자체 집계치 기준 전 세계 수술용 마스크의 50%를 생산하지만 생산량 증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수요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생산업체들을 관리하면서 수출은 곤두박질쳤다.
상하이의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AP에 "전염병 발병 전 한 달에 60만~70만개의 마스크를 수출했지만 지금은 '제로'(0)"라고 말했다. 이 업체에 물량을 공급하는 10곳 이상의 마스크 생산업체들도 정부 지시를 우선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국 역시 발병은 60명에 불과하지만 마스크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월그린, 홈디포 등 유통업체들은 몇 주간 마스크 판매가 급격하게 늘었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미국 내 주택용품 관련 최대 유통망인 홈디포는 N95 방역용 마스크 판매를 1인당 10개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주택용품 판매자인 마크 자콘스키는 2주 전부터 N95 마스크 판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25일 미국 내 확산을 경고한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한다.
자콘스키는 고객들이 너무 필사적이어서 경량 방진 마스크를 사는가 하면, 석면 청소 때 사용하는 중형 마스크를 60달러에 사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불안해하는 사람은 노인들이었지만 이번에는 모두가 그렇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DC는 기저 질환자나 노인 외에 건강한 사람들은 굳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감염자의 전파를 막기 위해 착용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코로나19 공포감이 앞서는 상황인 셈이다.
병원 역시 마스크 공급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보건체계약사회의 마이크 가니는 병원 약국들이 1~2주 분량의 물량을 갖고 있지만 대형 도매상들은 주문을 채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수의학 종양학자인 사라 보스턴은 일주일에 10~15개의 마스크를 사용했지만 공급난 탓에 품질이 떨어지는 다른 제품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마스크 생산업체들도 주문량 맞추기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의료용품 업체인 메디콤그룹은 프랑스 공장에서 연간 1억5천만개의 마스크를 생산했다. 그런데 2월 초에 주문량이 이미 5억개에 달했고 이후에도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중국 상하이와 그루지야 등의 생산용량을 늘렸다.
미국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3M 역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남미의 공장에서 마스크 생산을 늘리고 있다.
애플 전자제품 공급처인 대만의 폭스콘은 직원들을 위해 하루 100만개의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뉴욕의 딜메드는 주문 급증으로 이미 한 달 전에 신규 주문을 일시 중단하고 아마존과 월마트닷컴 판매를 중단한 채 병원이나 정부기구 등 가장 필요로 하는 구매자에게만 판매하고 있다. 딜메드 대표는 2월 장갑이나 가운 등 판매가 작년 3배 수준으로 증가했고, 마스크 판매액은 천문학적이어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발병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는 큰 타격을 받은 지역에 마스크를 공급하는 중앙집중형 배분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체들과 만나기도 했다.
아마존에서 지난 27일 기준 면 마스크 3개짜리 한 팩은 20달러에 거래됐고 10팩짜리 3M 마스크는 매진됐다. 100개짜리 일회용 마스크는 주문할 경우 4월이나 5월에 배달된다고 한다.
아마존 물건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일부는 50개짜리 일회용 마스크가 98.5달러에 올라왔지만, 다른 곳에서는 비슷한 물품을 33달러로 청구했다.
비영리단체 정통정신건강의 회장이자 임상심리학자인 존 후버는 AP에 소매상들이 소비자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CDC 권고를 공유하는 데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다. 우리는 이해하면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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