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영국의 균형자 역할 사라져 EU 내홍도 예상”
▶ 미국 최우방 퇴장에 대서양관계도 더 멀어질 가능성

(AP=연합뉴스) 유럽의회 의원들이 29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정 비준절차를 마친 뒤 박수를 치며 껴안고 있다.
유럽의회가 29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비준한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EU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기준 영국 수출의 45%, 수입의 53%를 모두 EU가 차지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브렉시트가 영국에 충격을 가하겠지만, EU로서도 영국의 빈자리를 메우기 어렵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영국을 잃은 것은 중대한 패배"라며 "규모·존재감 등 여러 면에서 미국이 텍사스를 잃은 격"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두번째 경제력을 자랑하는 텍사스주처럼 영국은 독일의 뒤를 잇는 EU 두 번째 경제강국이다. 프랑스와 엇비슷한 경제 규모다.
영국의 EU 재정 기여도 역시 상당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영국은 EU 예산의 11.88%를 책임지고 있다. 독일(20.78%), 프랑스(15.58%)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따라서 영국의 빈자리로 인해 EU의 예산 압박은 커질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국제 외교안보 무대에서 EU의 위상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영국이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선임 연구원인 로사 밸푸어는 "브렉시트는 패배이자, 협력하는 것이 유럽인들을 더 강하게 할 것이라는 개념에 대한 반란"이라고 지적했다.
EU의 정책을 연구하는 비영리 기관인 '유럽의 친구들'의 선임 연구원 폴 테일러 역시 "EU가 어떤 방에 들어서든, 영국이 회원국이었을 때보다 무역, 기후문제, 안보 측면에서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이 나가면 EU 회원국 간 관계도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영국이 프랑스처럼 정부의 통제력이 강한 나라와 독일 같이 비교적 정부 비중이 적은 나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저먼마셜펀드 브뤼셀 지부장인 이안 레서는 "브렉시트로 인해 EU 회원국 간 차이가 더 뚜렷해지고 이를 관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레너드 유럽외교관계협의회 집행이사 역시 브렉시트로 "EU 내 균형이 달라지고 권력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자유 시장, 반(反)러시아 정책과 환태평양주의 등 이슈에서 네덜란드, 노르딕 국가 등 많은 나라 간 관계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로존과 비유로존 국가 간 불균형도 가속해 폴란드, 스웨덴과 덴마크 등이 위험에 더욱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와 동유럽에서 EU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들에도 브렉시트는 악재로 분석된다.
영국은 터키와의 관계가 원만해 EU 가입을 지지하는 곳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후 영국이 미국과 따로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경우 EU는 특히 심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밸푸어는 분석했다.
그는 영국이 EU와 멀어지고 미국과 가까워지면 "유럽이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고,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펼치는 EU의 역량이 저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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