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목소리로 미국인 추가 희생 우려 상황 강조하며 정당성 확보 시도
▶ 트럼프, 대이란 강경책으로 지지층 결집 포석…트윗서 협상 거론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군부실세를 정밀타격해 사살한 것은 이란의 미국을 향한 위협과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예고한 만큼 중동 정세가 한층 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내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우선주의'를 앞세워 대외 관여를 끊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혼선이 일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3일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한 후 그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지시와 승인에 따른 작전으로 미국인의 희생이 컸고 추가 희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을 부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솔레이마니 장군은 미국인 수천 명을 살해하거나 중상을 입혔고 더 많은 살해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잡혔다!"면서 "수년 전에 그를 없앴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위협적 행동이 임박한 상황이었으며 정보에 기초해 이런 판단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전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지시로 솔레이마니를 사살함으로써 해외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적 방어조치를 한 것"이라며 "이번 공격은 향후 이란의 공격 계획을 억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에서 있었던 반미 시위를 비롯해 지난달 27일 미국인 1명을 숨지게 한 로켓포 공격의 배후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지목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미국인의 희생을 초래한 이란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미국인의 추가 희생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의 조치였음을 부각하면서 정당성 확보에 나선 셈이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AP=연합뉴스]
이란 군부실세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표적으로 삼고 그의 동선을 파악해 드론 공격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이란 정권에 미국의 정보력과 군사력을 과시, 중동 지역에서의 이란 영향력 확대를 경고하고 행동 변화를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공습은 (중동) 지역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는 이란의 오랜 노력에 선봉이 돼온 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한 당국자를 인용, 이란에 대한 최대압박이 이란의 행동패턴을 바꾸지 못해 미국이 선제조치 옵션을 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압박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미국의 대이란 기본기조였다.
대이란 강경책을 통해 지지층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의 미국 무인기 격추에도 보복공격 승인 직전까지 갔다가 추가제재로만 대응했고 미국 내 강경파의 불만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이란은 전쟁을 이긴 적도 없지만 협상에 진 적도 없다"면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번 공격이 일관적이지 않은 미국 중동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 문제를 들어 중동에서 발을 빼겠다는 생각을 거듭 내보여왔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에 대한 접근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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